코히어가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을 출시하며 벤치마크 성적보다 실제 활용성을 앞세웠다. 경쟁 모델과 성능을 겨루기보다 고객사가 저렴한 가격으로 AI를 이용하는 데 무게를 뒀다.
28일(현지시간) 벤처비트에 따르면 코히어는 전날 23억 파라미터 규모 비전언어모델(VLM) '파스 5'를 공개했다. PDF, 슬라이드, 이미지 같은 문서를 AI가 읽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의 텍스트로 바꿔주는 모델이다. 한국어를 포함한 9개 언어를 지원한다.
파스 5는 문서를 사람이 눈으로 보듯 페이지 전체를 한 번에 읽는다. 기존 모델은 글자를 하나하나 인식하는 작업과 그 내용을 이해하는 작업을 따로 나눠 처리했다. 파스 5는 이 둘을 한꺼번에 처리해 표가 어떻게 짜여 있는지, 그림이 무엇인지, 각 내용이 페이지 어디에 있는지까지 통째로 파악한다. 그만큼 AI가 문서 내용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다.
파스 5는 벤치마크 1위 모델은 아니다. 코히어 자체 벤치마크 '파스벤치'에서 파스 5는 평균 79.2점을 받아 GPT-5.5(84.4점), 클로드 오퍼스 4.8(84.3점), 제미나이 3.5 플래시(81.8점)에 못 미쳤다. 단 미스트랄 OCR 4(74.5점), 애저 도큐먼트 인텔리전스(69.3점) 등 특화 도구나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보단 앞섰다.
벤치마크 점수보다 코히어가 강조한 건 가격 대비 성능이다. 코히어에 따르면 파스 5는 낮은 가격에 상위권에 근접한 성능을 낸다. 실제 가격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기준 1000페이지당 1.5달러다. 코히어는 연 7억 5000만 건의 문서를 처리하는 대형 금융사라면 GPT-5.5 대신 파스 5로 비용을 98%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리 속도도 빠르다. 파스 5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한 장당 초당 4.5페이지, 엔비디아 H100 8장을 묶은 서버 기준 초당 약 36페이지를 처리한다. 같은 조건의 유사 오픈소스 모델보다 1.4배 이상 빠른 수준이다.
닐스 라이머스 코히어 AI 검색 부문 부사장은 "문서를 읽고 변환하는 일이 어려운 건 글자를 알아보는 게 아니라 원래의 구조와 의미까지 그대로 살려야 하기 때문"이라며 "성능 좋은 프론티어 모델조차 복잡한 문서 앞에서는 무너진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하이퍼프레임 리서치의 스테파니 월터 애널리스트는 "AI 모델이 모든 벤치마크에서 이길 필요는 없다"며 "대규모 문서 처리를 경제적으로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시험대는 벤치마크가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그 정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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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히어 행보는 최근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2차 평가에서 불거진 논쟁과 연관된다. 이 평가에서 탈락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모티프의 '모티프3'가 글로벌 분석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종합 성능지표(AAII)에서 참여 모델 중 1위를 기록하고도, 종합 평가에서는 최하위로 탈락했기 때문이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AI정책실장은 제2차 과학기술·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 현장에서 모티프 이의신청에 대해 "AAII의 공신력은 인정한다"면서도 "모델을 잘 만드는 능력과 이를 실제로 활용하는 능력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