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카 '루체'를 국내에 공개했다. SK온 배터리와 삼성디스플레이 OLED 등 국내 기업 기술을 적용한 모델로, 공개 당시 디자인과 브랜드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에도 두 달 만에 연간 판매 목표를 달성했다.
페라리코리아는 24일 서울 강남구 페라리 청담 전시장에서 페라리 루체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의 영상 메시지와 함께 루체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와 디자인, 실내 인터페이스 등을 소개했다.
루체는 내연기관 모델의 파워트레인을 전기 구동계로 단순히 교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동화를 통해 브랜드의 제품 영역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각 바퀴에 하나씩 총 4개의 독립 전기모터를 배치해 구동력을 제어한다.
합산 최고출력은 772㎾(1050마력), 모터 기준 최대토크는 990Nm(뉴턴미터)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5초, 시속 200㎞까지 6.8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310㎞다.
전면 E-액슬은 210㎾의 출력을 내고 모터가 최대 3만rpm으로 회전한다. 후면 E-액슬 출력은 620㎾, 최대 회전수는 2만 5500rpm이다. 전후 무게 배분은 47대53으로 설정했다.
배터리 용량은 122kWh이며 최대전압 800V, 최대 충전전력 350㎾를 지원한다. 배터리는 셀 210개를 15개 모듈로 구성했다. 페라리가 제시한 1회 충전 주행거리 추정치는 530㎞다. WLTP 기준 전력 소비량은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차량에는 SK온의 니켈·코발트·망간(NCM) 파우치형 배터리셀이 적용됐다. 페라리와 SK온은 2019년부터 협력해 SF90 스트라달레·스파이더와 296 GTB·GTS 등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에 배터리셀을 적용해 왔다.
차체는 전장 5026㎜, 전폭 1999㎜, 전고 1544㎜, 휠베이스 2961㎜다. 건조 중량은 2260㎏이며 단위출력당 건조 중량은 2.16㎏/cv다.
페라리 최초로 4도어·5인승 구조를 채택하고 597리터의 적재 공간을 확보한 점도 특징이다. 페라리는 3세대 액티브 서스펜션 'ASC 3.0'을 적용해 고성능 주행과 일상적인 이동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차량 디자인은 조니 아이브와 마크 뉴슨이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집단 '러브프롬'과 협업해 완성했다. 외관과 실내,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하나의 디자인 언어로 연결하고 장식 요소를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실내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 개발한 OLED 디스플레이 시스템이 적용됐다.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뒷좌석 제어 패널에 OLED를 탑재했으며, 계기판에는 12.9인치와 12인치 패널을 겹친 다층 구조를 적용했다.
상단 패널에 만든 3개의 대형 컷아웃을 통해 뒤쪽 디스플레이 정보를 함께 보여주는 방식이다. 페라리코리아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초박형·고효율 OLED 기술을 활용해 아날로그 계기판의 입체감과 디지털 사용자 경험을 결합했다고 밝혔다.
티보 뒤사라 페라리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문화적 유산에 대한 깊은 이해와 미래 기술에 대한 높은 안목을 동시에 갖춘 중요한 시장"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은 기술과 럭셔리 디자인이 결합한 시너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루체는 지난 5월 세계 최초 공개 이후 전통적인 페라리 디자인과 다르다는 평가를 받으며 논란에 휩싸였다. 전동화 전환과 5인승 차체가 브랜드 정체성을 약화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공개 다음 날 페라리 주가가 8%가량 하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우려도 이어졌다.
그러나 논란은 실제 수요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페라리는 루체를 공개한 지 약 두 달 만에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했다. 회사가 구체적인 목표치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연간 판매 목표는 500대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중심으로 주문이 몰린 결과다.
페라리의 전체 실적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2분기 순매출은 19억 3800만 유로(3조 1233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억 500만 유로(9750억원)로 10%, 순이익은 4억 6300만 유로(7461억원)로 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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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인도량은 모델 전환 영향으로 3366대에 그쳤지만 고가 차종 판매와 개인 맞춤형 사양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페라리는 2027년 생산분까지 주문이 확보됐다며 올해 실적 전망도 상향했다.
페라리코리아는 이달 26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청담 전시장, 다음 달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부산 전시장에서 고객 초청 프라이빗 뷰 행사를 진행한다. 다음 달 22~23일에는 경기 용인 삼성디스플레이 사옥에 루체와 주요 디스플레이 부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