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주차 국제 금가격은 주 초반에는 중동 전쟁 리스크와 저가 매수세로 3%대 반등을 보였지만, 주 중반 이후 유가 급등과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로이터는 브렌트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뒤 시장이 9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82%까지 반영했다고 보도했다. 금은 전쟁 리스크에는 강하지만, 금리 상승에는 약하다. 이번 주 금값 조정은 바로 이 두 힘의 충돌이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금 보유 확대 검토 소식이 더해졌다. 단기 가격을 끌어올리는 재료라기보다는, 중앙은행 금 매입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금값의 중장기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세계금위원회 조사에서도 중앙은행 준비자산 운용 담당자의 89%가 향후 12개월 동안 전 세계 중앙은행 금 보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45%는 자기 기관의 금 보유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1.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최저 거래량, 거래 위축의 의미
7월 4주차 국내 금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거래량 급감이다. 특히 그동안 KRX 금시장에서 실물 조달, 수출입, 가격 괴리 매매의 중심 역할을 해온 자기매매회원의 거래가 크게 줄어든 점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금 투자심리가 약해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7월 4주차에는 국제금시세와 국내 KRX 현물가격의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 6월에는 국내 KRX 금가격이 국제 원화 환산 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는 역김치프리미엄 구간이 자주 나타났다. 이때 자기매매회원은 KRX에서 상대적으로 싸게 매수한 뒤 실물 조달, 수출, 재고 운용, 가격 괴리 차익거래를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7월 4주차에는 그런 기회가 거의 사라졌다. 국내 가격과 국제 가격이 붙으면 자기매매회원 입장에서는 KRX에서 공격적으로 매수하거나 매도할 이유가 줄어든다. 즉, 거래 감소는 수요 실종이라기보다 가격 괴리 소멸에 따른 차익거래 유인 약화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2. 전쟁 프리미엄과 저가 매수세
7월 4주차 초반 국제 금가격은 3%대 반등을 보였다. 이 반등의 출발점은 다시 중동이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장기화되고,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등 주요 해상 운송로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금은 안전자산으로 다시 주목받았다.
로이터는 7월 24일 글로벌 시장의 핵심 변수로 브렌트 100달러 돌파와 중동 긴장을 지목했다. 특히 브렌트가 5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단순한 유가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물가와 중앙은행 정책 판단을 다시 흔들 수 있는 변수로 해석됐다.
금값 반등에는 기술적 요인도 있었다. 7월 3주차까지 금값은 유가 상승과 금리 인상 우려로 4,000달러 안팎까지 밀렸다. 이 구간은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했다. 전쟁 리스크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4,000달러 부근에서는 중앙은행 수요, 실물 수요, 저가 매수세가 동시에 유입될 수 있다.
따라서 주 초반 상승은 금시장 내부의 완전한 추세 전환이라기보다는 전쟁 프리미엄 회복과 과매도 이후의 기술적 반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투자자들은 “전쟁이 길어지면 금을 다시 봐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이 매수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유는 곧바로 유가와 금리였다.
3. 유가 100달러가 금리 인상 공포를 깨웠다
주 중반 이후 금값은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결정적 원인은 전쟁이 금을 올리는 힘보다, 전쟁이 유가와 금리를 통해 금을 누르는 힘이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주 시장의 흐름은 명확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 → 원유 운송로 불안→ Brent 100달러 돌파→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
→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 미국 국채금리·달러 상승→ 금값 하락
로이터는 브렌트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이후 투자자들이 다음 주 FOMC와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주목했다고 전했다. 시장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82%까지 반영했다.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때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라는 약점이 부각된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유가 급등 이후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높게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7월 중순 CPI 둔화로 낮아졌던 금리 인상 우려가 유가 급등으로 다시 살아났다는 의미다.
이 점이 이번 주 금값 하락의 핵심이다. 전쟁은 금에 호재일 수 있지만, 전쟁이 유가를 자극하고 유가가 물가를 자극하며 물가가 금리 인상 우려로 연결되는 순간, 금에는 악재가 된다. 7월 4주차 국제 금시장은 바로 이 전환을 보여줬다.
4. 한국은행 금 보유 확대: 금값의 중장기 하방을 지지하는 중앙은행 수요
금주 한국은행의 금 보유 확대 검토 뉴스는 단기적으로 국제 금값을 급등시키는 재료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의 의미는 물량보다 신호에 있다. 한국은행은 2013년 이후 104.4톤 수준에서 금 보유를 멈춰 왔고, 외환보유액 운용에서도 금 매입에 보수적인 중앙은행으로 분류돼 왔다. 그런 한국은행이 14년 만에 금 보유 확대를 검토한다는 것은, 금이 다시 국가 준비자산의 핵심 축으로 재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SBS는 올해 초 한국은행 금 보유량이 104.4톤으로 세계 39위 수준이며, 외환보유액 규모에 비해 금 비중이 낮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은행이 13년째 금을 추가 매입하지 않은 배경에는 과거 평가손실 논란과 금의 낮은 이자수익·유동성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움직임은 특히 후발 중앙은행의 합류 신호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동안 금 매입은 중국, 폴란드, 튀르키예, 카자흐스탄 등 신흥국 중앙은행 중심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한국처럼 금 보유 비중이 낮고 외환보유액 규모가 큰 중견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 확대를 검토한다면, 시장은 중앙은행 금 수요가 더 넓은 국가군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금 보유 확대 검토는 금값이 조정받을 때마다 중앙은행 수요가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는 시장의 믿음을 강화한다.
단기 금값은 여전히 미국 10년물 금리, 달러 인덱스, 유가, FOMC의 금리 판단에 좌우될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중앙은행의 구조적 금 매입이 금값의 하방을 막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금값이 유가와 금리 공포로 흔들릴 때도, 중앙은행은 단기 가격보다 준비자산의 안정성과 분산 효과를 보고 움직인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금값이 올라서 금을 사려는 것이 아니라, 달러 중심 외환보유 체계의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금을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국제 금시장에 중앙은행 수요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이며, 금값의 중장기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독자를 위한 정리]
7월 4주차 금시장은 국내와 해외가 다른 방식으로 같은 구조를 보여준 한 주였다.
국내 KRX 금시장은 거래량이 2026년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위축됐다. 특히 자기매매회원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이것을 금 수요의 실종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국제금시세와 국내 현물가격의 괴리가 거의 사라지면서 차익거래 유인이 약해졌고, 자기매매회원은 KRX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이유를 잃었다. 금융기관 매도 역시 금리 상승 우려에 따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성격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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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시장은 주 초반 전쟁 프리미엄으로 반등했지만, 주 중반 이후 유가 100달러와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금값을 눌렀다. 이번 주 금값은 전쟁 자체보다 전쟁이 만든 유가와 금리 공포에 더 크게 흔들렸다.
이렇게 변동성이 큰 시점에서 FOMC의 7월 금리 결정은 어떻게 될까? 기존 금리 유지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촉즉발 전쟁의 향방을 예의 주시하면서 보수적인 투자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