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지구촌 강타…11월엔 '역대 최강급' 온다

美 NOAA, 공식 선언…1950년 관측 이후 가장 강력

과학입력 :2026/06/12 14:25    수정: 2026/06/12 15:42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중부·동부 적도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기준치를 넘어서며 엘니뇨가 시작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의 엘니뇨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NOAA 산하 기후예측센터(CPC)는 11일(현지시간) 지구 기온 상승과 전 세계 기상 패턴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엘니뇨 현상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기상청(JMA)도 주요 기상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엘니뇨 발생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지난 3일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포 지도 (출처=NOAA)

또, NOAA는 여러 기후 예측 모델의 평균값을 분석한 결과, 올해 11월부터 내년 1월 사이 매우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이 63%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엘니뇨는 현대적 관측이 시작된 1950년 이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기준치를 막 넘어서면서 이제 막 엘니뇨 초기 단계에 진입했고 11월부터는 슈퍼 엘니뇨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엘니뇨는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하며, 슈퍼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상태가 수개월 동안 지속될 때를 일컫는다.

이 같은 예측은 최근 발표된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전망과도 맥을 같이한다. 기후 모델의 '표준으로 통하는 ECMWF는 이번 엘니뇨가 역대 최강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럽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 등에 따르면 세계 주요 기후 모델의 약 75%는 태평양 핵심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최소 섭씨 2.5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상승 폭이 3~4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과거 기록적인 피해를 남겼던 최악의 엘니뇨(1997~1998년, 2015~2016년) 당시 태평양 주요 관측 구역인 '니뇨 3.4'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약 2.3도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예측치는 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엘니뇨란?

엘니뇨는 태평양의 자연적 기후 변동 시스템 ‘엘니뇨-남방진동(ENSO)’의 한 단계로, 보통 2~7년 주기로 발생한다. ENSO는 따뜻한 엘니뇨와 차가운 라니냐, 그리고 그 사이 중립 상태를 오간다. 엘니뇨가 발달하면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따뜻한 바닷물이 동쪽으로 쏠리고, 이는 전 세계적인 폭염, 홍수, 가뭄 등 극단적 기상 이변을 낳는다.

사진=픽사베이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엘니뇨의 등장은 기후 위기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된다. 직전 엘니뇨(2023년 6월~2024년 4월) 역시 지구 온난화에 열을 더하며 2024년을 사상 가장 더운 해로 만들었고, 파리협정의 저지선인 '1.5도 온난화 한계'를 처음으로 돌파하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도래한 엘니뇨 역시 올해와 내년 지구 평균 기온을 한층 더 끌어올려 또다시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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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A ENSO 예측팀의 연구기상학자 나다니엘 존슨은 "기록상 가장 빠른 변화 중 하나"라며 "약하거나 중간 수준의 라니냐에서 이토록 강한 엘니뇨로 불과 1년 만에 급격히 전환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세기 동안 엘니뇨와 라니냐 사이의 급격한 전환이 하는 추세를 보여왔다"며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가 이러한 기후 변동성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구체적인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