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로봇 입고 바이올린 연주했더니…"협응력 놀랍네"

유럽 연구진 연구…"로봇이 연결한 두 사람, 음악 협연 정확도↑"

디지털경제입력 :2026/05/09 10:16    수정: 2026/05/09 10:29

음악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 학습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쌍둥이 외골격 로봇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과학 매체 뉴아틀라스는 유럽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모션 캡처 및 촉각 반응 기능을 갖춘 외골격 시스템을 최근 보도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로봇 분야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게재됐다.

벨기에 겐트 대학교의 알렉산드라 미할코와 이탈리아 로마 생물의학대학(UCBM) 프란체스코 디 토마소 연구진은 논문에서 해당 외골격 시스템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원리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20쌍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상체 외골격 장치를 입고 연구했다. (사진=Dario Barbani)

일반적으로 공을 던지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등 신체 기반 기술은 숙련자의 동작을 눈으로 관찰하며 학습한다. 그러나 시야가 제한되거나 동작이 지나치게 미세할 경우 시각만으로는 정확한 습득이 어렵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촉각 피드백을 활용한 학습 방식을 제안했다.

개발된 외골격 시스템은 교사와 학습자 또는 두 명의 사용자 간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촉각을 통해 동작을 전달하는 구조다. 관절 움직임과 힘을 감지하는 센서가 모션 데이터를 수집하고, 서보 모터가 이를 반영해 사용자의 팔과 상체 움직임을 보정한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동작을 보다 자연스럽고 정밀하게 따라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외골격 장치를 착용해 바이올리니스트들의 팔 동작이 더 정확히 조율됐고 파트너와의 협연 정확도도 올라갔다. (사진=Dario Barbani)

연구진은 이 기술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바이올리니스트 20쌍(전문가 10쌍, 아마추어 10쌍)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소리만 듣는 경우, 소리와 모습을 함께 보는 경우, 소리와 함께 외골격을 통한 촉각 피드백을 받는 경우, 그리고 시각·청각·촉각 정보를 모두 활용하는 경우 등 네 가지 조건에서 연주를 수행했다.

그 결과 외골격을 통한 촉각 연결은 연주자 간 시공간적 협응력과 음악적 정렬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참가자들이 서로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촉각 피드백이 더해질 경우 효과가 극대화됐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참가자가 외골격 장치를 처음 착용했으며, 서로 촉각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은 연주자들이 팔과 활의 위치를 보다 정확히 맞추도록 돕는 데 기여했다.

연구를 주도한 도메닉 포미카는 “로봇이 인간 간 물리적 소통을 중재하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번 기술은 협응력, 학습 능력, 재활 효과를 동시에 향상시키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한 연구진은 촉각과 운동 감각이 시각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며, 인간이 이를 매우 효율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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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은 향후 음악 교육뿐 아니라 재활 치료, 산업 현장, 노인 이동성 보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가상현실(VR)과 결합할 경우 몰입형 촉각 학습 환경 구현도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진은 향후 외골격을 보다 경량화하고 웨어러블 형태로 발전시킬 경우, 무용·스포츠·수술·언어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밀한 신체 기술 습득을 지원하는 새로운 교육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