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최종후보, 직무수행계획서 발표에 달렸다

16일 미래 비전 포함 직무수행계획 면접...핵심포인트는 위기관리

방송/통신입력 :2025/12/11 16:19    수정: 2025/12/11 16:24

KT 차기 대표이사(CEO) 최종 후보자의 향방이 닷새 뒤 직무수행계획서 발표로 가려진다. 박윤영 전 KT 사장, 주형철 전 국정기획위원,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등 3명의 후보군은 오는 16일 KT 사외이사 8명을 앞에 두고 조직의 미래 성장 비전을 포함해 직무 수행 계획을 발표하는 심사를 받게 된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CEO 후보군을 공개 모집하면서 면접 대상자로 선정되면 직무수행계획서 발표를 받는다고 예고했다. 외부 전문가에 의한 서류 심사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한 뒤 CEO로서 회사 경영 방침을 듣고 주주총회에 최종 후보를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올리겠다는 뜻이다.

직무수행계획에는 구체적으로 ▲회사 경영 비전과 변화 방향 제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기업가치 제고 ▲전사적 위기관리를 포함한 대내외 신뢰 확보와 협력적 경영 환경 구축 등이 포함된다.

CEO 후보 윤곽이 나오면서 각 후보는 저마다 이 같은 항목에 속하는 자신들의 장점을 알리기에 한창이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정치권의 개입이나 이전 회사의 해킹 문제, 개인적인 논란 등 네거티브 쟁점까지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사회가 명시한 직무 요소를 살펴보면 일반적인 회사의 CEO 요건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현대 KT가 처한 상황에 따라 전사적인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례없는 사이버 침해사고를 겪었고, 정부의 최종 조사 결과 발표 시점이 다가오면서 차기 CEO의 첫 업무가 사고 수습이란 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보안 전문성을 강조해야 한다는 회사 밖의 시각도 있으나 CISO가 아니라 CEO 후보를 발탁하는 과정이란 지적도 눈길을 끈다. 즉, 조직 내부의 협력적 경영 환경을 구축하면서 회사 안팎의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왼쪽부터 박윤영,, 주형철, 홍원표

KT의 사업 구조가 경쟁사와 차이가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는 재벌그룹 내에 통신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의 위치에 있다. 반면 KT는 통신업과 함께 주요 설비투자만 보더라도 클라우드, 금융, 미디어, 부동산 등 여러 산업 영역에 걸쳐있다. 최근 3분기 매출에서 무선통신 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KT는 약 25% 정도인 것과 달리 경쟁사는 40~6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T는 이 같은 사업 구조와 함께 전신 한국통신공사 시절부터 담당해 온 국내 인터넷 네트워크 인프라의 역할, 이를 기반으로 한 한국의 ICT 산업 생태계의 정점 위치에 있다는 점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시대에 따른 여러 변화 속에서도 조직의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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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민영화 20년이 지났으나 CEO 임기가 끝날 때마다 외풍에 흔들려 매번 회사 경쟁력을 잃었던 점을 고려해 조직을 단합시켜 위기 극복과 성장을 꾀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KT 출신의 한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처한 위기와 신뢰 회복이 필요한 시점에서 KT그룹을 이끌어야 할 최종 후보자를 가려내는 일에 현재 구성된 KT 이사회의 사외이사들이 갖는 책임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