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8나노 '방긋'...2나노는 고객 잡기 숙제

"8나노, 가성비 갖춘 스윗스팟"...2나노, TSMC 반사이익 누릴 듯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5/06/24 16:35    수정: 2025/06/24 16:54

“삼성전자 파운드리 8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은 최근 업계에서 스윗스팟(Sweet-Spot)으로 통합니다.”

24일 익명을 요청한 한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8나노 공정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그는 “고객사 상당수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8나노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수율도 공정을 쓰려면 문제가 없는 정도로 안정화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 중 높은 평가를 듣는 회로 선폭은 5나노, 8나노, 14나노다. 세 공정 모두 안정적인 수율과 성능을 제공한다.

삼성 파운드리 8나노 공정 칩을 탑재한 닌텐도 스위치2.(사진=닌텐도)

8나노가 특히 ‘스윗스팟’으로 통하는 이유는 세 공정 중 가성비가 가장 좋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성능을 제공하는 5나노는 높은 가격대에 형성됐으며, 14나노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 8나노의 경우 14나보다는 높으면서도 5나노보다는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며 고객사에게 인기가 많은 것이다.

디자인하우스 세미파이브 관계자는 “(8나노가)성능은 어느 정도 채우면서 가격이 싼 포지션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8나노를 찾는 고객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 파운드리는 지난 5일 공식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2에 탑재된 8나노 공정 칩셋을 양산했다. 닌텐도는 해당 신제품을 내년 3월까지 1천500만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전작인 스위치1은 2017년 출시 이후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이 1억5천만대에 달했다. 당시 칩은 TSMC가 전량 양산했다. 삼성 파운드리가 그토록 바라던 대형 고객을 TSMC로부터 뺏어온 셈이다.

최근엔 유럽 한 반도체 스타트업이 삼성 파운드리 8나노 공정을 찾기도 했다. 이 회사는 시드 펀딩 라운드에서만 370만달러(약 50억원)를 받은 기업으로, 하나의 칩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칩을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퀄컴이 스냅드래곤 765, 스냅드래곤865 등 일부 물량을 삼성 8나노에서 양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삼성 8나노를 찾는 걸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사진=삼성전자)

문제는 2나노 고객 확보...TSMC는 캐파 없어

그러나 가동률이 상승하는 8나노와 달리 2나노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업계에 알려진 삼성전자 파운드리 2나노 수율은 평균적으로 20~30% 수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삼성 파운드리 2나노 고객으로 알려진 곳은 일본 PFN(프리퍼드 네트웍스), 국내 AI반도체 스타트업 딥엑스뿐이다. 이들 업체 역시 기술력이 있는 기업이지만, 많은 물량을 주문하는 빅테크 기업은 아니다. 큰손이 없는 셈이다. 다만 TSMC의 캐파(CAPA, 생산능력) 부족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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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TSMC는 엔비디아, 애플, AMD, 퀄컴 등 빅테크 기업을 2나노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에 주문량이 너무 많아 새로운 주문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 쪽 2나노 캐파가 아예 없다보니 삼성 파운드리에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를 넣는 고객들이 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