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탐낼 듯"...1시간 내내 일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공개

물류센터서 크기·형태 상관없이 정리…도중 실수해도 금세 재개

디지털경제입력 :2025/06/08 17:25    수정: 2025/06/08 19:38

휴머노이드 로봇이 물류센터에서 1시간 내내 작업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사람이 조종하는 게 아니라 진짜 학습된 로봇이다.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는 7일(현지시간)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2'가 물류 센터 현장에서 약 1시간 동안 작업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 속 로봇은 물류 센터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파우치나 박스 등 다양한 포장품을 정리한다. 송장 바코드가 바닥을 볼 수 있도록 평평하게 펴서 컨베이어로 보낸다.

피규어AI 휴머노이드 로봇이 물류센터에서 작업하는 모습. 파우치를 펴서 정리하고, 상자는 바코드 방향에 맞게 방향을 돌린다. (사진=피규어AI)
피규어AI 휴머노이드 로봇이 물류센터에서 작업하는 모습. 작고 얇은 물건도 인식하고 처리한다. (사진=피규어AI)

작업 한 번에는 평균 약 4초가 소요된다. 접히거나 휘어 있어 라벨을 찾기 힘든 경우도 병목 현상 없이 물건을 정리해 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왼손으로 물건을 집고 오른손으로는 정리된 물건을 휙 밀어내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럽다. 도중 양손으로 파우치의 모양을 펴고 상자를 반대로 휙 돌리는 장면도 나온다.

이 뒤에는 바코드 인식기가 송장 바코드를 읽고 착지별로 분류되는 식이다.

영상 도중에는 로봇이 실수하는 모습도 나온다. 물건 여러 개가 쏟아져 나오는 경우 물품을 제대로 집지 못하거나 잠시 고민하는 듯한 상황도 연출된다.

피규어AI 휴머노이드 로봇이 물류센터에서 작업하는 모습. 물건이 밀려 잠시 머뭇거리고 있다. (사진=피규어AI)
로봇 물품 전달 시연. 로봇이 작동되는 도중 손을 내밀면 들고 있던 물건을 건넨다. 별도 프로그램이나 모드 전환도 필요 없다. (사진=피규어AI)

이런 상황에도 로봇이 멈추지 않고 놓친 물류는 넘어가고 다음 작업을 계속한다. 사람 작업자처럼 종종 실수하기도 하지만 금세 상황을 모면한다.

피규어AI는 지난 2월 시각-언어-행동(VLA) 모델 '헬릭스'를 공개하면서, 로봇으로 물류 작업을 처리하는 시연 영상을 보여줬다. 불과 3개월 만에 실제 현장에 투입할 만큼 기술이 안정화된 것이다.

피규어AI는 물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로봇에 ▲시각 기억(Vision memory) ▲상태 기록(State history) ▲힘 반응(Force feedback) 3가지 정보를 학습시켰다.

훈련 데이터 양이 패키지 처리 성능에 미치는 영향. 더 많은 훈련 데이터는 평균 처리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고 바코드 스캔 성공률을 높였다. 모든 모델은 동일하며 최신 헬릭스 S1 아키텍처를 사용하며 메모리 및 피드백 모듈이 활성화됐다. (사진=피규어AI)
시각 기억, 상태 기록, 힘 반응 추가의 성능 영향을 보여주는 표. 각 변수에 대해 평균 처리 시간과 바코드 성공률을 보여준다. 60시간 훈련된 로봇이 각 모듈을 활성화했을 때 나타나는 능력. 마지막 행은 모든 개선 사항을 포함한다. (사진=피규어AI)

시각과 촉각 정보를 적극 활용하면서 현재 벌어지는 장면을 기억하면서 다음 행동 결정에 반영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특히 시각적 기억은 바코드 방향 인식 성공률을 95%로 높이는 핵심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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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AI는 훈련 시간별 성과를 측정한 비교 자료도 공개했다. 초기 10시간 훈련 데이터를 습득한 로봇은 1개 물품 처리에 6.84초가 걸렸고 바코드 성공률은 88.2%을 보였다. 60시간 훈련된 로봇은 각각 4.31초, 94.4%로 개선됐다.

피규어AI 측은 "헬릭스는 민첩성과 견고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며 학습된 로봇 조작과 실제 세계의 과제 요구사항 사이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며 "진행 중인 연구는 그 기술 범위를 확장하고 더 높은 속도와 작업 부하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