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스타트업 지원을 넘어 미래 산업 전반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AI를 넘어 로봇, 바이오테크, 핵융합 등 핵심 기술 분야에 약 2억8천900만 달러(한화 약 3천8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며 AI 기반 산업 생태계 확장을 노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2021년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적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이 펀드는 초기에 1억7천500만 달러(한화 약 2천500억원) 규모였으나 지난해 5개 특수목적법인(SPV)를 통해 추가로 약 1억1천400만 달러(한화 약 1천600억원)를 확보했다.
회사의 스타트업 펀드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AI 모델 접근권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함께 제공한다. 투자 받은 기업들은 오픈AI 최신 AI 모델을 제공받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기반의 클라우드 크레딧까지 지원받는다. 이들 기업들은 이로써 오픈AI 생태계 내에서 기술 개발 속도를 앞당길 기회를 얻게 된다.

현재까지 오픈AI는 ▲로봇 ▲바이오·의료 ▲법률 AI ▲교육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분야의 신생기업들에 투자했다. 특히 로봇과 의료 AI 분야에서의 비중이 높으며 개별 투자 규모도 상당하다.
로봇 분야에서는 노르웨이 스타트업 1X 테크놀로지와 미국 피겨가 대표적이다. 1X는 시리즈 A2 라운드에서 2천350만 달러(한화 약 340억원)를 유치했으며 피겨는 지난해 초 6억7천500만 달러(한화 약 9천8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받았다. 피겨의 투자 라운드에는 오픈AI뿐 아니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참여했다. 다만 지난 2월 초에 오픈AI와 피겨 간의 기술협력이 종료된 이후 회사가 피겨에 추가적인 투자를 진행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보조 AI 부문에서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실리콘 밸리의 의료 스타트업인 앰비언스 헬스케어는 AI 기반 의료 문서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지난해 7천만 달러(한화 약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이 투자 라운드에도 오픈AI 스타으업 펀드가 공동 리드 투자자로 참가했다.
오픈AI는 바이오 및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도 확대 중이다. 신약개발 AI 기업 차이 디스커버리는 시드 라운드에서 3천만 달러(한화 약 420억원)를 유치했으며 건강관리 AI 스타트업인 쓰라이브 AI 헬스도 초기 투자를 받았다.
핵융합 에너지도 회사의 주요 관심사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개인적으로 미국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에 3억7천500만 달러(한화 약 5천400억원)를 투자하며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며 오픈A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정 에너지 기술에 선제적으로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오픈AI의 투자 전략은 AI 기술이 다양한 산업에서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는 것을 가속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AI의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오픈AI의 AI 모델이 산업 표준이 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현재 오픈AI 스타트업 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여러 외부 투자자들의 출자로 운용되고 있으며 향후에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관련기사
- 오픈AI, 美 정부에 '중국산 AI' 차단 요구…딥시크, 제2의 화웨이 될까2025.03.14
- 오픈AI, 소설 쓰는 AI 개발…알트먼 "읽고 감동 받았다"2025.03.12
- "올해 AI 에이전트 본격화"…오픈AI, 中 마누스 공습 속 新 무기로 맞불2025.03.12
- MS와 틈 벌리는 오픈AI, 코어위브에 120억 달러 투자한 속내는2025.03.11
업계에서는 오픈AI가 AI 기술뿐만 아니라 AI와 결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생명과학, 에너지 인프라 등에 투자하면서 'AI 중심의 미래 산업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넘어 현실 세계의 문제 해결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오픈AI의 비전을 반영하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오픈AI의 스타트업 펀드는 단순한 투자 펀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거대언어모델(LLM) 기업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를 구축하고 확장하는 빅테크로 성장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 산업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