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압병동 ‘술자리’ 비판이 인격침해라는 중앙의료원장…복지위, 엄중 경고

복지위원장·여야 간사, 관리책임자 책임 판단 묻는데 정기현 원장 감정 대응 반복…"피감기관 태도 부적절"

헬스케어입력 :2021/10/14 16:27    수정: 2021/10/14 16:30

국립중앙의료원 음압격리병동 내 이른바 ‘술판’ 논란을 두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정기현 원장에게 직무 태도에 대한 엄중 경고를 보냈다. 피감기관장으로서 정 원장의 감정적 대응을 문제삼은 것이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었다. 지난해 12월 8일 NMC내 음압격리병동에서 술자리가 벌어졌느냐는 질의에 정 원장은 “와인 한 병이 있었다는 이유로 술자리라고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며 “(본인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김미애 의원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해 마련된 음압격리병동 저녁식사에서 와인이 있지 않았느냐”며 “하루에 2천 명씩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 공직자의 처신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정 원장은 “당시 새로운 의료진들이 (와서) 밥 한번 나가서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술판’을 벌였다고 과장하고 의심한 것은 인격침해이자 모독”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음압격리병동 내 이른바 '술판' 논란을 두고 정기현 원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들과 설전을 벌이자 잠시 국감이 중단됐다.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결국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도 나섰다. 김 위원장이 사과할 일이라고 여기냐고 재차 묻었지만, 정 원장은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며 “(지적된 내용은) 전혀 팩트와 다르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밝힌 것이고, 와인병 하나가 놓여있다는 이유로 술판이라고 표현한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 위원장은 “의원들이 술판을 벌였냐는 것을 지적하는 게 아니다”며 잠시 국감 진행을 중단시켰다.

국민의힘 강기윤 간사는 “직원의 단합을 위해 (술 한 잔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때와 장소가 있다”며 “술병이 있는 것 자체로도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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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성주 간사도 “코로나19 대응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격리병동에서 회식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하니 억울하다고 항변하면 어떡하느냐”며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국감에서 묻는 것에 아니란 태도를 고수하면 그것이 국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김민석 위원장은 “국감이기 때문에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란 게 아니다”라며 “바람직한 일이었는지 여부와 관리책임자로서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한 답을 못들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원장의 직무태도에 대한 판단은 여야와 함께 판단하겠다”고 엄중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