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 경쟁력 얼마나 될까

[이슈진단+]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출범 파장

금융입력 :2021/10/05 15:54    수정: 2021/10/05 16:20

중·저신용자를 타깃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경쟁이 시작된다.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5일 출범하면서 중·저신용자나 자영업자, 금융 이력 부족자(씬 파일러)를 타깃으로 한 대출 시장이 확대됐다.

특히 토스뱅크는 전체 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을 30%를 목표로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관련 시장의 경쟁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가 5일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토스뱅크)

토스 플랫폼 데이터 결합한 신용평가모형 적용

관건은 신용평가모형이다. 신용평가모형이 얼마나 정교하느냐에 따라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그동안 은행권서 대출을 받지 못한 고객을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도 이날 '토스 스코어링 시스템(TSS)'을 언급했다. 토스뱅크는 금융사가 보유한 금융 이력 데이터 외에 토스 플랫폼을 통해 수집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시스템을 설계했다.

홍민택 대표는 "기존 은행들이 상환 능력이나 대출 이력으로 설계했던 신용평가시스템은 대출 이력이 없는 고객을 공정하게 평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저축은행·카드사·캐피탈·대부업 등 전 금융업권의 신용이력 데이터는 물론이고 개인 정보 활용에 동의해준 토스 플랫폼의 데이터를 활용해 토스뱅크의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카카오모빌리티나 카카오커머스 등 카카오 그룹사의 비금융 데이터를 신용평가모형에 활용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전통적인 은행들은 최근 3년의 금융 이력을 중심으로 신용도를 평가해 대출을 집행한다. 이 과정서 연체와 같은 부정적인 데이터가 있거나 사회초년생처럼 금융 이력이 거의 없는 고객들은 대출의 '사각지대'가 된다.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가 5일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토스뱅크)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수정하는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통해 이뤄진다. 조민석 데이터사이언스팀 리더는 "고객의 특성에 따라 정보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세분화했다"며 "순간적인 신용상태가 아닌 금융 활동 맥락 전제를 데이터화하여 딥러닝 알고리즘에 반영해 기존 시장에서 중·저신용자로 분류됐던 30% 이상이 토스뱅크를 통해 신용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카뱅·케뱅 대비 대출 금리 높지만...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취급 확대와 동시에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금리 구간을 기존 은행보다 넓혔다. 이날 토스뱅크가 제시한 대출 금리 구간은 연 2.76~15.00%다. 신용등급 9~10등급의 신용대출 대출 금리가 케이뱅크는 12.96%, 카카오뱅크는 13.47%(9월 기준)인점을 감안하면 이보다는 높은 편이다. 즉, 대출 승인율을 높이기 위해 완충이 될 수 있는 가산금리를 높인 것이다.

상대적으로 대출 이자가 비싸지만, 이를 상쇄하기 위한 영민한 서비스도 동시에 운영한다. '상시 금리 인하 요구' 서비스다. 신용점수 변화에 따라 대출 이자를 인하할 수 있을지 여부를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이는 고객의 신용점수를 시시각각 측정해 사전적으로 은행 건전성 관리에 이용할 수 있다.

토스뱅크

실제 홍민택 대표는 건전성 관리에 대해 "폭넓게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장적으로 제공하는 만큼 걸맞는 관리 시스템 체계가 구축해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시장 연체율을 최소화하는 형태의 전략이 아닌 사전에 여신 고객들의 리스크를 판단하고 그걸 더 빨리 탐지하는 액션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계대출에 관한 정부 규제와 더불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도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점이다. 이는 토스뱅크의 신용평가모형 시스템의 정합성과 상환 능력이 높은 중·저신용자를 얼마나 잘 판별할 수 있는지 시험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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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택 대표는 "시중은행으로 동일한 규제 환경에 놓여있지만 정부 추진 방향에 적극 공감하고 협력하겠다"며 "정부 정책이나 시장 경쟁 상황 고객 수요에 따라 (여신 정책은)유동적으로 변경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토스뱅크는 10월까지 모든 고객에게 서비스 전부를 오픈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분 34%를 보유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2019년 12월 16일 금융위원회 예비인가를 받고 2021년 6월 9일 본인가를 받아 이날 정식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