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코로나19로 더 힘든데”…화웨이 훈훈한 선행

코로나19 취약계층 찾아 도움 손길…조용한 선행 알려져

방송/통신입력 :2020/03/09 16:50    수정: 2020/03/09 17:29

“한국화웨이에서는 홍보를 위해 보도자료 내는 걸 부담스러워했고 하지 말자고 했어요. 그런데 협회에서는 큰 기업들의 기부가 많지 않다보니 협회도 알릴 겸 배포하자고 설득했죠.”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관계자는 지난 4일 한국화웨이가 1억원의 성금 기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보도자료가 나온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실 화웨이에서는 이 같은 선행을 하면서도 외부에 알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크게 세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먼저, 그동안 한국을 비롯한 각 국가에서는 화웨이의 통신장비 공급을 두고 보안 논란이 제기됐었다. 기술적 이유보다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정치적 이슈화를 한 것이지만 화웨이에게 부담이 되는 이슈였기에 대중에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란 점도 화웨이 입장에서는 부담이 됐다. 최근 인천시는 중국 웨이하이시가 어려울 때 지원했던 마스크 2만장을 20만장으로 보답을 받았지만 부적합 제품이란 가짜 뉴스가 퍼지면서 시민들에게 팩트를 알려야 하는 홍역을 치러야 했다. 화웨이도 이 같은 우려를 했을 터다.

또 몰래 선행을 하려고 했던 일을 외부에 알리는 것에 대한 민망함(?)도 있었다. 화웨이는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외에 전국재난구호협회에도 1억원을 성금으로 기탁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묵묵히 이들을 돕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가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필요한 손길이 있다는 곳을 알리자는 말에 몰래하려 했던 선행을 알리게 됐다.

임연하 화웨이 대외협력본부장은 “감염병에 취약한 중증장애인의 거주시설 상황을 전해 듣고 안타까웠다”며 “한국화웨이가 한국의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장애인들과 이들을 보살피는 종사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장애인거주시설에 살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한국장앤복지시설협회 관계자는 “거주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대부분 발달장애 중증을 앓고 있는 분들이고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한 명이라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시설 자체를 격리해야 한다”며 “격리가 되면 심지어 부식차가 들어가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도움을 주는 봉사자들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대구·경북 거주시설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시설이 격리되는 일이 생기면서 어려움 겪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면 이들을 도와주는 직원이나 봉사자도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한 곳은 격리해제가 됐지만 나머지 두 곳은 여전히 격리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 종사자분들은 사명과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시는 분들인데 코로나19로 겪는 어려움이 크다”면서 “한국화웨이와 같이 뜻있는 기업들에게 감사하고 이 같은 도움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한국화웨이가 기탁한 성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겪는 대구·경북 지역 시설을 포함한 전국장애인거주시설에 마스크 2만6천개와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을 확보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현재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전국 17개 시·도협회와 장애인 거주시설 758개 회원시설을 위해 운영되고 있으며,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나 가정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 3만여여명과 1만7천여명의 종사자들이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