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삼하 교수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e스포츠 3.0 시대 맞아야"

e스포츠 인프라 구축 및 인력 관리 등 중요성 강조

디지털경제입력 :2019/08/23 16:44    수정: 2019/08/23 16:44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을 통해 e스포츠 3.0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최삼하 서강대학교 교수(게임교육원)는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된 경기도 e스포츠 산업 진흥 토론회 자리서 "e스포츠 산업은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이끌 수 있는 힘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이어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2020년 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973억 원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3.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며 "젊은 세대에게 e스포츠는 전통 스포츠를 위협하는 콘텐츠로 자리매김 했다"고 덧붙였다.

최삼하 교수는 게임이용장애 같은 부정적 인식 개선에 e스포츠가 영향을 줄 수 있다 말했다.

이어서 "한국 선수들이 글로벌 e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선수 뿐만 아니라 코칭 스태프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방송 관계자 역시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 모든 것은 한국 e스포츠의 자산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e스포츠 산업은 이런 긍정적인 모습과 달리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기형적인 구조와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부재 때문이다.

최삼하 교수는 "글로벌 e스포츠 산업에서 한국 e스포츠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피라미드 구조를 띈 스포츠산 업과 달리 e스포츠 산업은 역프라미드 구조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며 "한국 e스포츠에는 아마추어가 없고 프로만 있는 기형적인 구조다. 잘 짜여진 선수 육성 파이프라인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이 한국을 e스포츠 종주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한국 선수들이 전세계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로 가서는 한국 선수들이 글로벌 시장을 얼마나 이끌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고 했다.

기존 프로 선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선수의 일거수 일투족이 방송과 인터넷 콘텐츠를 통해 노출되는 e스포츠의 특성 상 선수의 소양과 자질 관리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최 교수는 "아직까지 e스포츠 선수를 위한 체계화된 교육 시스템이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단이 직접 선수를 뽑아서 자체적으로 아카데미를 운영해 육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제도권 내에서 e스포츠 선수 육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야구선수를 하겠다고 학교를 그만두는 일은 없지만 e스포츠 선수를 꿈꾸는 중학생은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구단이나 아카데미가 선수들의 기초 소양과 기본적인 부분을 채워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는 한국 e스포츠 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다"고 지적했다.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최삼하 교수

최삼하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가 공을 들이고 있는 e스포츠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도 e스포츠 전용 공간이 아닌 문화를 위한 멀티플렉스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부산, 광주, 대전에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건립 중이며 성남시도 경기도 판교에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설립하고 e스포츠 관련 조례도 준비 중이다.

최 교수는 "리그오브레전드챔피언스코리아가 진행되는 롤파크도 1년 중 30%가 조금 넘는 가동률을 보일 정도다. 경기 일정이 없는 날 e스포츠 경기장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해외에서는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이 e스포츠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문화를 위한 멀티플랙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를 활용해 선수 양성 파이프라인으로 경기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삼하 교수는 해외에서는 e스포츠가 다양한 방향으로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같은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 온라인 대회에 참가하던 e스포츠 1.0 시대를 지나 리그가 방송으로 중계되고 팀이 만들어지는 지금의 e스포츠 2.0 시대를 마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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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앞으로 e스포츠 3.0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 말했다. 단순히 선수가 경기를 치르는 것을 넘어 사회에서 보다 다양한 역할을 하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e스포츠 3.0 시대는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시대다. 프로 스포츠 선수가 방송인 역할을 겸하거나 선수 생활을 마친 이후에 다양한 사회 구성원으로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e스포츠 선수들도 선수 생활을 마친 이후에 사회의 다른 분야에 녹아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하며 발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