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의원 "AI, 모든 산업 업그레이드하는 기반 기술"

[방은주기자의 IT초대석]"과기혁신본부 창설에 기여 보람"

컴퓨팅입력 :2019/08/12 09:55    수정: 2019/08/20 10:50

"과학기술혁신본부 창설에 기여한 점이 가장 보람있는 일 중 하나입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김경진 의원(무소속, 광주 북구갑)은 '정치 초년병'이다. 2016년 4월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당시 그의 '신고식'은 화려했다. 득표율(70.8%)이 광주전남 최고였다. 전국에서는 4위를 했다.

대학(고려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아 과방위 간사를 1년(2016년 6월~2017년 7월) 맡았고 지금도 과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에 대해 잘 안 알려진 사실이 있다. 우리나라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과학기술혁신본부 창설에 기여 했다는 점이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연간 20조 원에 달하는 국가 R&D를 총괄하는 곳이다.

과기정통부 1,2 차관과 별도로 문재인 정부가 신설한 차관급 조직이다. 기존 과기정통부 1차관 산하의 과학기술정책본부 기능과 기획재정부(기재부)의 국가 R&D 예산 권한을 합쳐 만들어진 조직이다.

최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김 의원은 "과학기술혁신본부 창설은 문 대통령 공약이였지만 기재부 반발이 컸다"면서 "내가 예결위에 있을 때 기재부 장관에게서 공식적인 답변을 얻었고,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하며 "의정 활동 중 가장 보람 있는 일 중 하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여 년의 법조인 생활을 마치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대검 검찰제도 연구관과 광주지검 부장 검사 등을 거쳤다. 변호사 생활도 8년 했다. 삼수 끝에 금배지를 단 김 의원은 "정치하는 게 행복하다"면서 "국민에 봉사하는 게 좋다. 적성에 맞는다"며 웃었다.

광주에 인공지능(AI) 클러스터를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등 평소 AI에 관심이 많은 그는 "AI 시대인데 과기정통부의 AI 조직이 임시조직으로 있는 건 말이 안 된다. 필요하면 행안부에 과기정통부의 소프트웨어(SW) 조직을 실(室)로 격상하라고 강하게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타다' 서비스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온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신산업이 들어오는 건 대환영이다. 하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기존 질서를 해치지 않아야 한다. 타다는 택시 법규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혁신이 아니라 '범법 혁신'"이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아래는 김 의원과의 일문 일답.

-1989년 23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시를 하게 된 동기는. 전공이 법학인데 과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 사시를 본건 아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갔다.(웃음). 법대를 다니다 보니 동기들 따라 나도 자연스럽게 사시를 보게 됐다. 대학을 졸업하고 3년 후에 사시에 합격했다. 이후 군 법무관 3년과 검찰 15년, 변호사 8년 등 약 26년을 법조인으로 지냈다. 법조인 생활을 오래 했지만 원래부터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 생활 모든 게 과학과 기술에 기반하고 있지 않나.”

-타다 서비스를 강하게 비난했다. 신산업과 기존 산업과의 갈등을 어떻게 생각하나

“타다에 대한 내 입장은 명확하다. 내가 타다를 문제 삼는 것은 렌터카로 허가받아 왜 택시 영업을 하는 냐는 거다. 더구나 택시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서. 택시 규제를 피해가면서 혁신이라고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혁신이 아니라 범법 혁신이다. 다시 말하지만 타다 서비스를 해라, 단 택시 법규를 준수하면서 해라. 새로운 산업이 들어오는 건 대환영이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기존 질서를 해치지 않아야 한다. 타다는 신산업과 상관이 없다. 렌터카로 택시 영업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혁신 가치를 오히려 떨어트린다. 타다 같은 인터넷 비즈니스에도 할 말이 있다. 경제적 이득을 너무 많이 취하는 것 같다. 이게 과연 당연한지 모르겠다. 카드 수수료가 3%다. 그런데 배달의 앱은 5~20%나 된다. 이게 정당한가.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는 점에서 플랫폼도 SOC다. 일부는 국가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과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경진 의원

-광주에 대규모 인공지능(AI) 클러스터를 조성하는데 기여했다. AI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장기적으로 국가의 모든 산업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반기술이 AI다. 어떤 서비스 든 어떤 산업이든 빅데이터와 AI가 중요하다. AI는 인간의 삶과 뗄 수 없는 인프라고, 대한민국이 치고 나가야 하는 기술이다. 그래서 광주에서 치고 나가자고 했다. AI클러스터는 광주 첨단산업단지 안에 들어선다. 예산은 4000억 원이 넘는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AI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SW와 관련한 교수들에게 AI를 공부하게 하고 논문을 쓰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AI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술이 아니지 않나. 교수들이 공부하면서 후학을 양성하는 수밖에 없다."

-요즘 관심이 가장 많은 분야는

"경제 분야다. 인구 문제 등 대한민국 경제 구조가 안 좋다. 옛날에는 우리가 생산한 걸 컨테이너에 실어 해외에 수출하면 됐다. 이제는 아니다. 생산 라인 자체가 소비가 일어나는 곳으로 이동했다. 내수가 담보 안 되면 공장이 안 들어서고 서비스가 안 늘어난다. 인구가 줄고 있는데 출산 장려만으로는 안된다.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외국에서 취업하러 오면 취업 비자를 10년 정도 주자. 고령화가 너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젊은 층을 늘려야 한다. 외국인 비자 이민 정책이 중요하다."

-건강관리나 업무 외에 즐기는 일은

"간혹 등산을 한다. 두세 달에 한 번. 요즘 국방TV에서 하는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몇 달 전 우연히 봤는데 정말 재미있다. 168편 중 90편을 봤다. 1942년 독일에서 개발한 기술이 정말 많더라. 전쟁사를 보면서 혁신과 변화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좌우명이나 생활철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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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식욕을 못 버리고 있다.(웃음). 좌우명은 특별한 건 없다. 불교 초기 경전인 법구경에 나오는 말들을 좋아한다. 여기에 좋은 말들이 많다. 예를 들어 이런 말이다.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간다, 꽃향기는 태풍을 거슬러 세상에 퍼진다, 허술하게 지은 지붕은 빗물이 샌다, 마음이 단단하지 않으면 욕망이 쳐들어온다, 이런 말들이 기억에 남는다. “

*이 인터뷰 기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웹진 8월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