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운동 확산에 엠블럼 가리는 일본차 차주들

테이프로 가리거나, 양해 의미 스티커 부착

카테크입력 :2019/08/07 15:45    수정: 2019/08/15 10:00

일본의 우리나라 대상 무역규제로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이미 일본차 브랜드를 구매해 운행중인 차주들이 여러 차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네이버 카페와 인스타그램 등에는 차량 모델명과 제조사 엠블럼을 가린 채 주행중인 차량을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본차를 구매했다는 이유로 대중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대책으로 보인다.

자동차 후면에 부착하는 스티커 전문업체들은 “일본차라 죄송해요” 등 일본차 비난을 방지하기 위한 자체 스티커를 부착해 배포했다. 이들은 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뜻하는 스티커도 출시해 일반인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차량 엠블럼을 가리거나, 일본차량에 대한 양해 내용이 담긴 스티커가 등장했다. (사진=네이버 보드연구소 카페, 인스타그램 '트웬티팩토리' 계정 캡처)

이같은 사례가 나온 이유는 주차와 주유 거부 등과 연관된다.

한 일본차 운전자는 최근 인터넷 카페에 “주유하려고 올라갔다가, 주유소 직원이 팔로 X자 모양을 그렸다”며 “일본차에 기름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빨간색 문구가 적혀져 있었다“라는 내용의 사례를 올렸다.

앞으로 일본차 브랜드 차주들은 자신의 차량을 제대로 수리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자동차 공업사는 “일본이 경제보복성 조치를 철회할 때까지 일본산 자동차를 수리하지 않겠습니다”라며 “일본산 자동차 수리 불가”라는 현수막을 올렸다.

또 회원수 20만명에 달하는 자동차 수리 정보 인터넷 카페에서도 일본차량을 수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업주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도 일본차량에 대한 썬팅 시공 등을 하지 않는다는 현수막도 자주 올라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본차량에 대한 서비스 거부에 대한 현수막이나 안내문을 부착하면,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강상구 법무법인 제하 변호사는 “우리나라에는 헌법 상 계약자유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는 계약 상대방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자동차는 적절히 정비되지 않거나 주유가 되지 않을 경우 공중의 위험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또 "실제로 정비를 거부하거나 주유를 거부하는 행위를 한다면 자동차관리법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 따른 형사처벌과 영업정지 또는 영업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거부에 나아가지 않고 현수막만 게시하는 등의 행위에 대한 제재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일본 불매운동이 차량 불매운동으로 확산되면서, 일본차에 대한 국내 입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SK엔카닷컴에 따르면 최근 닛산, 토요타, 렉서스, 인피니티, 혼다 5개 일본 브랜드 차량의 관심도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한 달간 조회수가 전달대비 평균 18.1% 줄어든 것이다.

차량에 대한 문의 건수도 전달 대비 확연히 줄었다. 혼다를 제외한 4개 브랜드 차량의 문의 건수는 전달대비 15% 이상 줄었다. 인피니티 차량에 대한 문의가 20.6%로 가장 크게 줄었고 렉서스 차량에 대한 문의도 19.9% 줄었다.

중고차 시장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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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온라인 중고차 경매 서비스 헤이딜러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천444명 중 90.3%에 해당하는 1천304명이 '불매운동으로 일본차 매입이 꺼려진다'고 밝혔다.

응답자 74%(1천69명)는 'BMW 화재사건보다 일본 불매운동이 더 큰 악재'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