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석유가스 탐사기술, 실용화 문턱 넘었다

코코링크, 성능효율 높인 데이터 처리 플랫폼 '룩솔-OGX' 소개

컴퓨팅입력 :2019/07/19 10:34

기존 기술보다 정밀한 결과를 도출하지만 고성능의 슈퍼컴퓨터 인프라가 요구돼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던 석유가스 탐사용 지질 데이터 분석 기술을 상용화한 업체가 있어 주목된다.

신창수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가 연구한 완전파형역산(FWI) 기술이 활용됐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국내 기업이 재개발해 실용성을 높인 것으로, 에너지자원 탐사 관련 기술 자립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언급됐다.

이동학 코코링크 대표는 1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 탐사기술 상용화 기술 및 제품 발표회'에서 자사 데이터 처리 플랫폼 '룩솔(Luxol)-OGX'를 소개했다.

룩솔 OGX는 코코링크가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고도의 인프라가 필요했던 FWI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동학 코코링크 대표

■룩솔-OGX, 탄성파 처리 과정 18→6단계로 간소화...정확성도 ↑

석유가스 탐사 과정은 ▲지질조사 ▲탄성파(물리) 탐사 ▲시추 탐사 크게 세 가지 절차로 나뉜다.

지질조사에서는 지질의 퇴적층을 확인해 지층의 구조, 형성 시기, 석유의 부존 조건인 근원암과, 근원암과 덮개암 사이에 석유를 품고 있는 저류암의 존재 가능성을 예측해 물리 탐사 대상지를 특정한다.

탄성파 검사 과정에서는 먼저 지각에 탄성파를 전파하고 반향되는 탄성파를 측정, 수집하는 탄성파 자료를 취득하게 된다.

얻어진 자료를 토대로 탄성파를 발사해 지하 지층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를 분석, 각지층에서의 탄성파 전달 속도를 구하고 구조보정을 통해 지각 구조(경계)를 도출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후 도출된 지각 구조를 해석해 석유가 존재할 만한 구조를 찾게 된다.

시추 탐사 과정에서는 회전 굴착기 등을 이용해 지면에 구멍을 뚫어 석유의 존재를 확인한다.

이 중 지질조사와 시추 탐사는 기술적 난도가 높지 않다는 게 이동학 대표의 설명이다. 탄성파 자료 처리 과정 중에서도 석유가 있는 구조를 찾는 '탄성파 자료 해석'은 상대적으로 난도가 낮아 전세계적으로 관련 소프트웨어 제품이 여럿 출시돼 있다.

이동학 대표는 탄성파가 반사된 신호를 분석해 지각 구조를 도출하는 '탄성파 자료 처리'가 가장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으로 봐도 10개 미만의 회사만 관련 사업을 수행하고 있을 정도다.

이 대표는 "탄성파 자료 처리 절차를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스무 가지가 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박사급 인력의 수작업을 요하는 부분이 많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코코링크가 FWI 기술을 토대로 개발한 탄성파자료처리 플랫폼 룩솔(Luxol)-OGX는 탄성파 자료 처리 세부 절차를 자동화된 여섯 단계로 압축했다. 데이처 처리 시간도 기존 기술 대비 3분의 1로 절약해준다. 거의 실제 속도에 가깝게 음파 속도를 도출해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韓, 연간 1조원 규모 에너지자원탐사 시장 형성될 것"

FWI 기술은 신창수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가 연구한 기술이다. 현재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회사는 몇 곳 뿐이다. 국내 시장 수요 상황이 여의치 않아 신 교수가 해외 기업, 기관에 해당 기술을 공급한 곳도 있다.

해당 기술의 한계는 고도의 컴퓨팅 파워를 요구한다는 점이었다. 다른 자료처리 방식과 비교하면 수천 배의 컴퓨팅 파워를 요구한다. 때문에 해외 경쟁사의 경우 부분적으로만 FW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코코링크는 FWI 기술을 더 적은 컴퓨팅 파워로 활용할 수 있게 재개발해 실용화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GPU가 20개 장착된 컴퓨터 시스템 20대로 2천500제곱킬로미터 규모를 2개월 내 처리해내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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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우리나라 근방에서도 석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면서 "시추가 되면 연간 1조원 규모의 에너지자원탐사 시장이 발생할 것이며, 데이터 처리 관련 시장만 연간 1천억원 규모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코링크는 에너지자원 탐사에 필요한 거의 모든 기술을 확보했다"며 "국내에도 상당한 석유자원 부존 가능성이 확인되는 만큼 에너지자원 관련 완전 기술 자립으로 경제난을 타개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