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느끼는 편익을 높게 평가하고, 모호한 법제에 대해 빠른 유권해석을 내리는 등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5일 서울 강남구 협회 사무실에서 굿인터넷클럽 '모빌리티, 혁신과 고민을 낳다' 토론회를 열었다.
여기에서 모빌리티 기업과 연구원 등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모빌리티 서비스의 편의성을 먼저 알아보고 있지만, 구산업과의 이해관계를 봉합하는데 정부가 빠르게 대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위원은 “자체 설문조사를 실행한 결과 타다 서비스는 소비자들로부터 존속 가능한 혁신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들이 이처럼 만족해 하는데, 서비스를 되돌리는 건 문제가 있다”며 “분명 규제를 풀기 원하는 정부 부처도 있지만, 소비자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모빌리티 서비스는 속도가 제일 중요한데, 그동안 지체되다 보니 사업자가 겪는 어려움은 커졌고 규제 비용도 과도하게 발생했다”면서 “앞으로는 소비자 권익을 대변하고, 규제에 의해 서비스 받지 못하는 문제를 풀 수 있는 부분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 김수 정책협력실장은 “이해관계자들은 각자 자기에게 유리하게 법을 해석하게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건 정부 역할”이라면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부분에서 정부가 유권해석을 내줘서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기업이 서비스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글로벌 트렌드가 승차공유로 가고 있다는 걸 알고 국내에 들어올 것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만일 정부가 4~5년 전에 모빌리티 미래와 관련한 정책 로드맵을 갖고 있었다면 최근 카풀, 타다 갈등과 같은 사회적 손실이나 택시업계 안타까운 희생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고 역설했다.
우버코리아 류동근 상무는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시장에 진출하는데) 어쨌든 진도가 나가고 있다고 본다"며 "느릴 뿐이지 나가고 있는 건 긍정적인 상황이라 본다"고 평가했다.
기업 대표들은 소비자들의 서비스 이용도가 높아지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수영 매스아시아 대표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전동형으로 제공하면서 이렇게 사용자 수요가 급격히 늘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강남이란 울타리에서만 서비스 하지만 예상보다 몇 배 이상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거리 이동에 있어 소비자들은 늘 걸어서나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수단이 없었던 것 뿐”이라며 “이전부터 여전히 소비자 니즈는 있었다”고 덧붙였다.
매스아시아는 강남 지역에서 공유 자전거 ‘S바이크’와 공유 전동 스쿠터 ‘고고씽’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다. 운전면허 보유자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고고씽 출시 2달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모았다.
라스트마일 물류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유정범 대표는 올해 관련 거래액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거래액 4천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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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이전까지 배달 기사들은 먼저 고용주에게 택시와 마찬가지로 사납금을 내고 차액을 일당에 얹어 받는 형식이었다면, 메쉬코리아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업체 간 계약을 맺어 기사들에게 정산을 빨리 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공유 전기 자전거로 일반인들이 배송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인 부릉프렌즈 라이더를 모집했는데 2시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토론 사회자인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최근 셔틀을 활용한 모빌리티 서비스 중에 혁신적인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스타트업들이 사람들의 불편함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한편으론 그들의 서비스가 널리 알려지면 규제가 되고 이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자신의 서비스를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살 얼음 판을 걷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