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이어 하원도 페이스북, 구글을 비롯한 주요 IT 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착수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데이비드 시실린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구글 등 주요 IT 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초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페이스북, 구글 등이 경쟁을 압살하고 소비자들을 해칠 정도로 지나치게 비대해졌는지 여부에 대해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 "특정기업 겨냥한 것 아냐…인터넷 파괴에 초점"
이번 조사는 이례적으로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동 진행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주요 IT기업들이 지나치게 오랜 기간 동안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았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실린 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특정 IT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면서 “인터넷이 파괴됐다는 광범위한 믿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구글 외에도 아마존, 애플 등도 하원의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실린 위원장이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조사를 위해 다양한 문건을 확보하고, 증언을 들을 계획이다. 특히 실리콘밸리 거대 기업 대표들이 공개 증언하게 되는 상황도 배제할 순 없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최근 미국 정부에선 일부 IT 기업들이 지나치게 비대해졌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법무부와 FTC가 구글, 페이스북 등을 분담해서 조사하기로 했다.
차기 대권주자들도 연이어 구글, 페이스북 경계령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유력 대권 후보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아예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을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하원이 초당적으로 거대 IT 기업들에대한 반독점 조사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 미국 정부·의회, 인터넷 자율성 보장 기조 바뀔까
그 동안 미국 IT 기업들은 비교적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았다. 유럽연합(EU) 등에선 강도 높은 반독점 규제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지만 미국 정부는 인터넷 기업 장려 쪽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쳤다.
덕분에 실리콘밸리로 상징되는 미국의 IT 산업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게 됐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미국을 대표하는 혁신 기업으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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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6년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미국 정가에서 IT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특히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해 가짜뉴스를 비롯한 악성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가 폭 넓게 등장한 것이 계기가 됐다. 여기에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같은 것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