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M&A는 콘텐츠 생태계가 가장 중요”

중소PP·독립제작자 생존여건 개선위한 장치 고민해야

방송/통신입력 :2019/04/12 18:54    수정: 2019/04/12 18:55

“국내 유료방송 M&A는 사업자 간 유·불리보다 콘텐츠 제작환경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곽규태 순천향대학교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는 12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최한 특별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IPTV 사업자와 케이블TV 사업자 간 인수·합병(M&A)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와, SK텔레콤은 티브로드와 짝을 맺고 거대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최한 특별세미나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성환 아주대 교수,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의원,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 이상우 연세대 교수, 박민수 성균관대 교수, 이경원 동국대 교수. 이성엽 고려대 교수

곽규태 교수는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의 국내 시장 점령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유료방송 재편이 단순한 사업자 간 경쟁을 넘어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강조했다.

곽 교수는 “넷플릭스가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 재편은) 지금도 다소 늦은감이 있다”며 “여러 가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체질 개선을 위해 플랫폼 사업자 간 인수합병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유료방송 M&A 논의 과정에서 중소 콘텐츠제작사업자(PP)나 독립제작자 등 콘텐츠제작사업자의 생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플랫폼 사업자는 M&A 과정에서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하고, 정부는 심사 항목에 콘텐츠 강화 방안 등을 과제로 제시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선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를 고려할 때 유료방송 재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뤘다. 미디어 사업자 간 M&A를 두고 다양한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추가로 고민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점에서도 의견이 모였다.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미디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큰 틀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합산규제 등을 통해 보장하고자 했던 방송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정 경쟁 문제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IPTV 사업자와 케이블 사업자 간 M&A를 허용할 때 생기는 문제에 대한 선제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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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016년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추진할 당시에는 인수·합병에 반대의견을 냈었지만, 그동안 국내외 미디어 시장이 바뀌면서 생각도 바뀌었다”고 전제한 뒤 “정부가 합병을 허용하더라도 남는 케이블TV가 갖고 있던 지역성 담보나 콘텐츠 불공정 거래 가능성 등 문제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유료방송이 가지고 있던 지역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역 프로그램 제작 의무를 부과한다든지, 지역특화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등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며 “(플랫폼 사업자의 힘이 강해지는 만큼) 콘텐츠 사업자와 불공정 거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이미 법적으로 정비된 규제를 활용해 우려를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