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사 '52시간 체제' 변신 분주

[주 52시간 D-10] 탄력-유연근무제 적극 도입

디지털경제입력 :2018/06/20 15:24    수정: 2018/06/20 15:53

남혁우, 이도원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등 개정된 근로기준법 시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다음달 1일 종업원 수 300인 이상의 기업과 공공기관에게 먼저 적용된다. 이후 50~299인 기업은 2020년 1월 1일, 5~49인 기업은 2021년 7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예외적 적용을 받는 특례업종은 육상운송업과 보건업, 교육업 등 5개다. 지디넷코리아는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에 앞서 게임업계의 준비 사항과 미흡점을 진단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주52시간 D-10 시리즈 순서]

① 대형 게임사 52시간 체제 변신 분주

② 중소게임사는 한숨...“부작용 우려”

③ 늦은 가이드라인 배포...부실한 내용 혼란

④ 게임업계 양극화 우려...대책마련 시급

게임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2천 명 이상 대형 게임사의 경우 탄력 및 유연근무제를 미리 도입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선 상태다.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이후 생산성이 오히려 하락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대형 게임사들은 정부의 의지에 발맞춰 나가면서 인력 충원과 재배치 등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분위기를 보면 상장사를 기준으로 2천 명 이상 게임사들은 준비를 마쳤거나, 좀 더 인사 시스템을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가로 개선할 것을 찾는 게임사도 있다.

대형게임사는 주52시간 근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 2천명 이상 대형 게임사 주 52시간 근로제 적극 도입

그렇다면 빅3 게임사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유연근무제를 미리 시행한 만큼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유연근무제는 근로 시간을 3개월 단위로 평균 주 52시간 근무를 맞추는 게 기본 골자다.

엔씨소프트는 올 초부터 1주 40시간을 원칙으로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3월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 하루 5시간 이상 근무하되 출퇴근을 임직원이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넥슨코리아도 주 52시간 적용 준비에 나섰다. 그동안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해왔지만, 근로개정법 시행을 앞두고 좀 더 명확한 내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새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유연출퇴근제, 탄력적 근무제를 운영하는 등 직원들과 함께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특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출근시간을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개인이 설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넷마블은 “지난 3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한 이후 근무 동안 업무효율이 높아지고 불필요한 야근이 없어지는 등 직원들의 일과 삶의 만족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앞으로 이를 보다 확고히 정착시키고 직원 복지를 확산해 나가 임직원의 삶의 질을 높이고 효율적인 기업문화를 안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탄력 근무 등 유연근무제 적용 등으로 대응

스마일게이트, NHN엔터테인먼트, 컴투스, 게임빌, 웹젠, 펄어비스 등도 주 52시간 근로 시간 준수를 위해 사전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이중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하반기 오전 8시30분에서 10시30분 사이에 출근시간을 선택해 출근하고 일정 시간 근무 후 퇴근하는 퍼플타임제를 적용했지만, 곧 새로운 근로 시간제를 적용하고 이를 직원들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7월 1일부터 추가적으로 근로 시간제를 적용한다”라며 “이와 관련해 6월 말 직원 대상 설명회를 개최해 관련 제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대형게임사들은 근로 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규 인력 채용과 인력 재배치에도 나섰다.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게임 서비스 유통)의 특성상 일반 제조업과 다르게 업무 분야가 넓은 영향이다.

무엇보다 신작의 경우 출시 약 6개월 전부터 개발 버전 테스트 등에 집중적으로 해야 하고, 기존 서비스 게임의 업데이트와 운영 모니터링도 소홀하면 안 되는 만큼 기존 운영 조직을 강화하거나 별도 조직을 꾸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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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력을 단기간 대폭 확충하는 경우 인건비 증가로 인한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인력을 늘리더라도 신작 개발에 속도가 붙으리라는 보장도 없어 이에 대한 보완책도 별도로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게임사들은 주 52시간 적용을 앞두고 유연근무제 등을 적용하며 선제적인 대응을 해왔다”라며 “게임업 특성 때문에 게임 출시 지연 등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고민이 깊겠지만, 빠른 시간 지혜롭게 잘 극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