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가 결국 매각 작업에 나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CJ헬로는 지난 연말부터 인수합병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CJ그룹이 매각을 최종 결정하면 양사의 인수합병이 공식화될 전망이다.
CJ헬로가 다시 매각을 적극 검토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지난해 11월 결정된 알뜰폰 도매대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지난해 알뜰폰의 도매대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던 10%p 정도 인하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LTE 서비스에 적용되는 ‘수익배분 도매대가’는 평균 7.2%p 인하되는 것으로 그쳤다.
특히, 6.5GB 이하 LTE 도매대가는 평균 11.7%p 내렸지만 11GB 이상 고가요금제에서는 1.7%p 밖에 인하되질 않아 알뜰폰 사업자의 고가 요금제나 무제한 요금제 출시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더욱이 그동안 기본료와 수익배분 도매대가로 나눠 적용했던 것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오히려 지난해보다 도매대가 비율이 올랐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결국, 지난해 도매대가 결정으로 알뜰폰 사업자는 중저가 요금제에서만 이통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정부가 이동통신시장 경쟁정책으로 알뜰폰을 내놓았음에도, 이통사와 알뜰폰의 영역에 선을 그어, 사실상 알뜰폰이 성장할 수 있는 한계를 설정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이통 3사의 대안으로 꼽혀왔던 CJ헬로비전이 됐고, 사업을 포기하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을 것이란 게 업계의 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중저가 요금제 위주로 알뜰폰 도매대가 정책을 결정했으면 CJ헬로비전과 같이 신규 사업자로 직접 뛰어들 수 있는 사업자를 감안해 제4이동통신 허가정책도 함께 내놓았어야 했다”며 “알뜰폰은 중저가 요금제만 판매하라면서 포화된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당근책을 내놓지 않는 것은 경쟁정책을 안 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꼬집었다.
또 “5G 조기투자는 통신사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필수설비 공동 활용으로 풀려고 하면서 이 이슈와 한 세트로 엮여 있는 로밍에 대해서는 정부가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필수설비 공동 활용과 로밍을 한 데 묶어 제4이통에 대한 지원정책을 내놨어야 CJ헬로 같은 사업자가 이탈을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정부정책에 기대 제4이통 사업자로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견실한 기업이 들어와야 한다고 하는데 반대로 정부라면 지원책 없이 포화된 시장에 수조원을 투자할 수 있겠느냐”면서 “그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것이고 경쟁정책에 대한 정부의지의 문제”라고 밝혔다.
실제, CJ헬로에서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방송통신 융합서비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4이동통신 진출방안을 꾸준히 모색해왔고, 그룹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지만 정부가 뚜렷한 허가정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사실상 무위에 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알뜰폰에서 손을 떼면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링크가 1위로 올라선다. 또 이용자보호 차원에서 가입자 동의나 가입자 이관에 대한 정책결정 이슈가 남아있지만 LG유플러스의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로 CJ헬로 가입자가 넘어가는 것을 가정하면 미디어로그가 1위 사업자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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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알뜰폰 가입자는 총 744만9천72명으로 CJ헬로 85만6천552명, SK텔링크 75만1천429명, 프리텔레콤 73만1천429명, 유니컴즈 64만7천825명, KT엠모바일 63만8천140명, 아이즈비전 61만9천872명, 이지모바일 55만8천515명, 에넥스텔레콤 41만1천811명, 미디어로그 27만7천348명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들이 누적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CJ헬로가 이탈한다면 이통 3사의 경쟁상품이자 대체재는 이통 3사의 자회사 주도가 된다”며 “또 대기업인 이통 자회사들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정부가 전파사용료 등 세금을 감면해주고 도매대가 협상을 대리하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