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됐던 한국 수출을 성장세로 되돌려놓을 만큼 반도체가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호시절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느냐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단 올해 반도체 시장이 그 어느 해보다 쾌청하다고 보는 편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시장 예상 성장률을 당초 5%에서 11%로 올려 조정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를 3천397억달러, 전년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한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장세다.
이같은 전망은 D램과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 때문이다. 전 세계 D램 시장은 수십년간의 치킨 게임 끝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3개 업체가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낸드 플래시 공급업체도 상위 4~5개 정도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분기 컴퓨팅 D램(8GB 모듈 기준) 고정 가격은 전분기 대비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바일 D램 가격은 다소 둔화는 되겠지만 2D-낸드가 결합되는 eMCP는 5% 이상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내년에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많다.
손 안의 PC인 스마트폰 등이 점점 더 고용량화되고 자율차,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기의 개발이 더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부가 고용량 낸드 플래시의 경우 스마트폰, 디지털 카메라,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시장 촉진에 따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반도체 공정수가 늘어나고 업체들의 미세공정 전환 속도는 과거(4~5나노)보다 느려져 제품 생산량을 단기간에 급격히 확대하지 못한다는 점도 시장의 공급과잉 우려를 잠재우는 한 요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과거 반도체 공정 단계나 제작장비 수가 100이였다면 지금은 그 이상으로 많아졌다"며 "요즘은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공장을 증축하는 게 아니라 주문 물량을 납기 안에 맞추기 위해 생산 라인을 확충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예전과 달리 반도체 호황(싸이클)이 기복 없이 더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가 최근 최고 72단 3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한 것도 업체들이 생산 시설을 확충하기 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공정양산 기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이에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전망은 매우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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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9조9천억원(매출 50조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DS(반도체/부품) 부문이 6조원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D램 가격 상승과 3D 낸드 실적 확대로 반도체 부문에서만 분기 영업이익 8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는 25일 1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는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이닉스는 직전 분기 영업이익 1조5천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