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업이익률 10년來 최저…5.5%

지난해 영업익 5.2조 18.3%↓, 매출 94조 1.8%↑

카테크입력 :2017/01/25 14:14    수정: 2017/01/25 17:28

정기수 기자

현대자동차의 수익성에 비상등이 들아왔다.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실제 벌어들인 이익은 줄어들어 실속은 없었다. 특히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5.5%로 지난 2006년(4.5%) 이후 최저치다. 100원 어치를 팔아 5원을 조금 넘게 남기는 데 그친 셈이다.

현대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6년 연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매출액 93조6천490억원(자동차 72조6천836억원, 금융 및 기타 20조9천654억원) ▲영업이익 5조1천935억원 ▲경상이익 7조3천71억원 ▲당기순이익 5조7천197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의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액의 경우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SUV 및 고급차 판매 비중이 상승하고 금융 부문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1.8% 늘어났다. 매출원가율은 신흥국 통화 약세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공장 파업 등으로 인한 가동률 하락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전년 동기대비 1.0%P 높아진 81.1%로 나타났다. 영업부문 비용은 마케팅 관련 비용 및 판매보증충당금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한 12조4천958억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전사적으로 강도 높은 경상 비용 절감 활동을 실시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와 같은 마케팅 관련 활동과 각종 R&D 투자 등은 확대했다"며 "미래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투자 활동에 더해 기말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판매보증충당금 상승이 전체적인 영업부문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3% 감소한 5조1천935억원을 기록했다.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5조9천185억원) 이후 6년 만에 다시 5조원대로 꺽였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1.4%P 하락한 5.5%를 나타냈다. IFRS 적용 이전까지 포함하면 지난 2006년(4.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금융위기 직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경상이익 및 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각각 13.6%, 12.1% 감소한 7조3천71억원 및 5조7천197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투싼 등 주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를 확대해 상품 믹스를 개선했고,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과 제네시스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의 초석을 다졌다"면서도 "다만 자동차시장의 저성장이 지속되며 업체간 판촉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장기간의 생산 차질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하며 2016년 수익성이 전년 동기대비 다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판매대수는 485만7천933대로전년 대비 2.1% 줄었다. 국내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7.8% 감소한 65만6천526대를 판매했으며, 해외시장에서는 신흥시장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2% 감소한 420만1천407대의 실적을 나타냈다.

분기별로도 부진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작년 4분기(10~12월) ▲판매 138만24대 ▲매출액 24조5천380억원(자동차 19조 4천58억원, 금융 및 기타 5조1천322억원) ▲영업이익 1조212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0.9%, 32.6%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4분기 실적에 대해 "수익성이 전년동기 대비 둔화됐는데, 이는 판매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3분기 대규모 생산차질 여파가 4분기에 영향을 주며 원가 부담이 가중된 탓"이라면서 "여기에 지난해 말 원달러 기말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며 판매보증충당금 인식 규모가 늘어난 결과"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도 전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과 경쟁 심화 영향으로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이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을 공고히 하기 위해 현대차는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또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자율주행, 커넥티드, 친환경과 같은 핵심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새로운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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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목표로 내수시장 68만3천대, 해외시장 439만7천대를 더한 총 508만대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다수의 신차를 출시함과 동시에 글로벌 SUV 시장과 친환경차 시장, 그리고 고급차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지역 특화 차종 투입과 생산 확대를 기반으로 신규 시장 개척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등 신차효과를 최대화하는 것은 물론 쏘나타 등 주요 볼륨 모델의 상품성을 강화하여 판매 모멘텀을 제고하고, SUV 풀라인업을 구축하여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이와 함께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투입함으로써 아이오닉 라인업을 완성하고, 제네시스 브랜드 G70를 성공적으로 출시하여 프리미엄 브랜드 기반 또한 공고히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