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삼성 전장 사업...삼성디스플레이 위상 강화

삼성전자 하만 인수, 삼성디스플레이 역할 커져

홈&모바일입력 :2016/11/30 14:24    수정: 2016/12/01 09:09

삼성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이 올해를 기점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 CEO 직을 겸임하고 있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과 위상이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2014년 11월 19일은 삼성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날이었다. 당시 아우디는 유튜를 통해 센터페시아 부근에 OLED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프롤로그(Prologue)' 콘셉트카를 소개했다.

프롤로그가 공개되자, 주요 외신들은 해당 차량에 탑재된 OLED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어느 업체가 공급했는지 취재 경쟁을 시작했다. 아우디는 이에 대해 한동안 언급하지 않았지만, 궁금증이 증폭되자 “차량에 탑재된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삼성으로부터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은 영문 홈페이지를 통해 스마트카 사업의 '지능화'에 대해 강조해왔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는 프롤로그 콘셉트카가 발표된지 1년만에 권오현 부회장과 박종환 부사장이 중심이 되는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나섰다. 미래 자동차 관련 부품 사업을 사내 성장동력의 핵심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 운영 이후 CES, MWC, IFA 등에서 자동차 전장사업에 대한 로드맵을 조금씩 구체화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21일 미국 전장부품 기업 하만을 총액 80억달러에 인수하는 배경이 됐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커넥티드카 솔루션을 적극 활용해 스마트카 관련 1차 공급자로 발돋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선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삼성의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이 탑재된 아우디 콘셉트카 '프롤로그'. 이 차는 지난 2014년 11월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됐다. (사진=아우디 유튜브 영상 캡처)

■첨단 자동차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

이미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은 ‘차별화 승부’로 돌아선 상태다. 테슬라의 경우 공조와 오디오 조작버튼을 아예 없앤 17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차량 센터페시아에 장착해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고, 르노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기존 개념에서 벗어난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보다 첨단화된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안전화된 자율주행에 대한 자동차 고객들의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스템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디스플레이에서 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세로형 17인치 디스플레이 화면이 혁신의 상징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 스스로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 보다 첨단화된 디스플레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내부 분위기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 조작이 편한 형태의 테슬라 모델 X 17인치 센터페시아 스크린 (사진=지디넷코리아)

테슬라가 고민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관련 변화는 바로 ‘증강현실’이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이달 중순 마이크로소프트 증강현실 헤드셋 계열사 ‘홀로렌즈’ 출신 한국계 디자이너 앤드류 김을 영입했다. 이를 토대로 향후 출시될 보급형 전기차 '모델 3'에 증강현실 기법이 도입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일반 자동차 디스플레이와 차별화된 시제품을 여러차례 선보여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 3단으로 휘어진 25인치 워터폴 LCD 제품,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터치가 가능한 10.3인치 인셀터치 제품 등을 공개하고 최근엔 자율주행차용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커브드 자동차 디스플레이 전략 고수할까

이처럼 자동차 및 IT 업체들은 자동차 디스플레이 승부의 핵심을 ‘차별화’로 두고 있는 상황. 삼성디스플레이가 이같은 시장 경쟁에 어떻게 대응할 지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우디 ‘프롤로그’ 콘셉트카와 비슷한 개념의 자동차용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TCL, 하이센스, 러에코 등과 함께 커브드 TV 얼라이언스를 맺고 있다. 또 별도 얼라이언스 홈페이지를 통해 커브드 디스플레이 자체가 몰입도가 높고 왜곡 현상이 일반 TV보다 적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르노삼성 QM3 T2C 시스템에는 삼성전자 갤럭시탭 액티브 8인치 제품이 채택됐다. 이 시스템 자체가 삼성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의 시초가 됐다는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오기도 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커브드 디스플레이 기술이 만일 자동차에 그대로 적용된다면, 운전자에게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보다 인체공학적인 센터페시아 디자인 구성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체공학적인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운전자가 보다 쉽게 차량의 각종 기능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미래형 자동차 디스플레이 전략을 구체적으로 내놓지는 않았지만 초기엔 하만과의 협업을 통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고, 커브드 등의 첨단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1일 삼성 서초사옥을 직접 찾은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는 삼성의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하만은 전장 사업에 있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비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하만이 가지고 있지 않은 프로세서, 메모리, 디스플레이, 5G 등 다양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두 회사의 강점이 통합된다면 단 번에 티어1원 공급업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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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을 전두지휘하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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