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에 한파가 몰려오는 걸까? 양대 강자인 삼성과 애플이 동시에 우울한 소식을 전했다.
삼성은 8일 4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53조원에 영업이익 6조1천억원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0.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31% 줄어든 수치다.
영업익은 증권가 예상치 6조5천억원보다 6.8% 가량 밑돈 수준이다.
같은 날 애플도 주가가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애플 주가가 두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 애플 주가, 201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붕괴
두 회사가 어두운 소식을 전해준 건 스마트폰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은 지난 해 연말 스마트폰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애플 역시 최근 아이폰 주문량을 감축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가가 계속 떨어졌다. 애플 주가가 100달러 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 애플인사이더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이날 삼성의 4분기 잠적 실적 발표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특히 애플인사이더는 “삼성의 실적 부진은 스마트폰 수요 감소 때문”이라면서 “이는 애플과도 무관하지 않은 문제다”고 분석해다.
블룸버그 역시 비슷한 관점으로 접근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수요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서 부품 공급업체와 스마트폰 조립업체 뿐 아니라 단말기 업체들까지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애플은 UBD, 모건스탠리 등이 연이어 아이폰 출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부터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달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 해에 비해 31% 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 실적이 다소 부진한 데는 샤오미,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공세와도 관련이 있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6부터 화면을 키우면서 삼성이 더 힘든 경쟁을 펼치게 됐다고 애플인사이더가 분석했다.
반면 블룸버그는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하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삼성 갤럭시 폰과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 블룸버그는 이 같은 하향세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데다 중국 경기 위축이 겹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약세를 보이는 것은 삼성, 애플 뿐만이 아니다. 한 때 무섭게 성장했던 샤오미도 질주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지난 해 목표로 삼았던 8천만 대 판매도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예상했다.
■ 애플인사이더 "배상금 제외 땐 삼성 영업익 기대치 부합"
애플인사이더는 삼성의 영업익이 예상을 밑돈 데는 갤럭시 폰 판매 부진과 함께 특허 소송 이슈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지난 달 애플에 1차 소송 배상금 5억4천800만 달러를 지급했다.
이 부분을 제외할 경우 삼성의 영업이익은 애널리스트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이라고 애플인사이더가 분석했다.
애플인사이더는 또 지난 분기 삼성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8천38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분기 8천400만대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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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의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같은 기간 7천450만대에 비해 오히려 12.5% 가량 증가한 수준이라고 애플인사이더가 전했다.
물론 삼성의 고민은 판매대수보다는 평균판매가격(ASP)이다. 삼성의 지난 해 3분기 휴대폰 ASP는 180달러로 전분기 220달러와 비교해 18%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