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칩 담은 플라스틱 절반으로 줄었다

SKT 신입사원 아이디어…플레이트 줄인 하프 유심 판매

방송/통신입력 :2019/07/25 10:07    수정: 2019/07/25 10:08

휴대폰 유심(가입자식별모듈, USIM) 칩을 이용하기 위해 과도하게 쓰이는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신용카드 수준의 '유심 플레이트'를 절반으로 줄인 하프 유심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심 칩의 실제 크기는 손톱 정도에 불과하다. 갤럭시S6 이후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나노 유심은 기존 마이크로 유심보다 실제 휴대폰에 탑재되는 부분의 크기가 현저히 줄었다.

하지만 휴대폰을 개통할 때 유심 칩은 전용 카드 리더기에 삽입한 뒤 가입자 정보와 번호를 부여해야 하는데 리더기가 인식하는 유심 플레이트 크기는 그대로 쓰이고 있다.

꼭 필요한 유심 칩 부분 외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 유심 플레이트의 버려지는 양이 오히려 늘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기존 유심 칩 플레이트(왼쪽)와 새롭게 선보인 하프 사이즈 유심 플레이트.

나노 유심의 경우 유심 플레이트에서 실제 쓰이는 IC 칩 부분의 면적 비중은 3%에 불과하다. 나머지 97%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남게 된다.

SK텔레콤은 어쩔 수 없이 버리는 플라스틱이라도 폐기물 양을 줄인 하프 유심을 내놨다.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하프 유심으로 올해 4분기부터 전체 유심 물량을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간 500만장 유심 발주량 기준으로 장당 1.1그램의 플라스틱 중량이 줄어들어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 5.5톤 분량을 저감할 수 있다”면서 “유심 플레이트가 줄어들면서 포장 비용와 운반 비용이 축소되는 점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가 유심 칩에도 이어진 셈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신입사원이 내놓았다.

하프 유심은 올해 SK그룹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사회적 가치(SV) 프로젝트에서 발표된 아이디어가 전격적으로 SK텔레콤 사업에 적용된 것이다.

신입사원의 작은 아이디어지만 시장 점유율 1위 회사의 실제 사업에 도입되면서 미치는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는 상당히 크다는 평가다.

아울러 유심 칩은 범용 규격으로 만들어진 까닭에 유심 플레이트를 반으로 줄이는 효과가 자사 외에 시장 전체에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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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통신사에서도 유심 칩을 공급하는 회사의 동향을 파악하고 하프 유심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유심 칩은 이통사가 한 번에 발주한 물량을 공급받는 형태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경우 새 유형의 유심 확산 속도에 불이 붙을 수 있다”며 “매장 내 인프라에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미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