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플 후속작 내놓곤 잠도 못잤어요"

일반입력 :2013/08/23 11:09    수정: 2013/08/23 11:40

남혜현 기자

드래곤플라이트는 별 생각 없이 만들었는데 확 떠버린 케이스에요. 이렇게 까지 크게 될 줄은 몰랐죠. 스피릿캐처는 달라요. 장기적 관점으로, 책임감을 갖고 이것저것 많이 고려해서 만들었어요.

신작 카톡게임 '스피릿캐처'를 기획한 김석현㉟ 디렉터를 22일 서울 선릉 넥스트플로어 인근 커피숍에서 만났다. 드래곤플라이트를 성공시키며 일약 '스타 디렉터'가 된 그는, 스피릿캐처 출시 후 부담 때문에 잠도 못잤다라고 말했다.

스피릿 캐처를 출시하고 어렵단 말을 많이 들었어요. '체인'이란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해 이것저것 추가하며 다른 게임과 차별화 하려다보니 게임이 어려워졌어요. 일주일만에 난이도 패치를 했죠. 다행히 평이 좋아요.

스피릿캐처는 넥스트플로어가 진행 중인 다섯개 프로젝트 중 하나다. 드래곤플라이트를 기획한 김석현 디렉터가 두 명의 팀원과 전담해 개발했다. 그래픽을 배우던 그는, 20대 초반 게임동호회에서 자신보다 네살 어린 '민규(현 김민규 넥스트플로어 대표)'를 만났다. 손발이 잘맞던 이 청년들은 지난해 넥스트플로어를 설립했다.

한때 하루 매출 10억소문이 돌만큼 성공을 거둔 넥스트플로어지만, 어려운 시절은 있었다. 생계를 위해 각자 다른 일을 하면서 게시판을 사무실 삼아 의견을 나누던 때다. 우리 성공하면…이란 가정이 서로를 위로하던 때다. 김석현 디렉터도 서울 유명 그래픽 학원서 강사로 일하며 드래곤플라이트를 만들었다.

드래곤풀라이트가 안 터졌으면 접으려고 했어요. 마지막이었고 배수진이었죠. 모두 지쳐가고 있었으니까요. '원미닛 알피지' 같은 게임은 월매출이 10만원 안팎으로 나왔었어요, 그땐.

지금은 말 그대로 '회상'일 뿐이다. 드래곤플라이트 하나로 넥스트플로어는 가장 관심 받는 모바일 업체 중 하나로 성장했다. 그런데 비슷한 때, 같이 성장한 다른 벤처들관 다른 길을 걷는다.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와 '아이러브커피'의 파티게임즈가 상장을 준비한다. 비교하면 넥스트플로어는 조용하다.

상장을 하면 힘들것 같다란 생각을 해요. 진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못 만들 수 있지도 않을까요? 민규 의견이기도 한데요, 처음에 넥스트플로어를 세울 때 '우리는 각자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자'라고 방향을 세웠죠. 구성원들이 모두 디렉터가 될 수 있고, 또 자기 이름을 걸고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그런 회사 말이에요.

다른 점은 또 있다. 가능한 '푸쉬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다. 아예 게임에서 푸쉬는 가끔만 보낸다고 공지한다. 최근 카톡 게임들의 푸쉬 메시지가 이용자들에 공해가 된다는 지적이 있고 난 후다. 푸쉬가 많은 게임은 이용자들이 금방 싫증을 내고 삭제하는 경우도 잦다는 이유다.

푸쉬 메시지로 인한 유입효과도 크죠.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푸쉬 메시지를 싫어하더라고요. 자꾸 알람이 오는 게임은 아예 삭제하기도 하고요. 푸쉬 메시지가 꼭 좋은 것은 아니구나, 생각했죠.

모바일 게임 홍수로 카톡 마케팅 효과가 적어진 지금, 푸쉬 알람도 줄였다. 카톡 게임 트렌드는 순식간에 바뀐다. 캐주얼 게임이 잘나간다더니, 최근엔 조금 더 어려운 역할수행게임(RPG)이 대세다. 스피릿캐처를 개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인기 있는 러닝 게임은 드물었다.

때문에 지금 그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스피릿캐처'다. 드래곤플라이트와 비교하면, 아직 커다란 이슈몰이는 되지 못했다. 그에겐 전작의 성공이 압박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드래곤플라이트 역시 카카오에 입성하기 전엔 '앱스토어 1위 3시간 달성'에도 만족하던 게임에 불과했다.

드래곤플라이트와 비교하면 적을 수 있지만, 그래도 반응은 괜찮은 편입니다. 차별화를 중심에 두고 계속해 발전시켜 나갈 겁니다. 체인 액션이란 점을 중심에 두고 있고요. 해보면 다르다라고 이용자들이 말해줄 때가 있는데, 그점에선 성공했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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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캐처, 독창적이다란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 좋았다던 김석현 디렉터는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와 걱정, 근심을 잊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피릿 캐처는 캐릭터들은 아프리카 원주민들로 설정했어요. 이용자들이 항아리를 깨고 도망친 걱정과 근심 악령을 체인으로 잡아 세상의 평화를 유지하도록 하는 거죠. 손발 오그라들지만(웃음) 걱정 근심을 없앤다는 동화같은 모티브죠. 저도, 요샌 잠 잘 잔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