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방송통신 업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뉴스 중 하나는 바로 IPTV의 상용서비스 시작이다.
1월1일부터 KT를 물론이고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IPTV 사업자 모두가 실시간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을 포함한 IPTV 상용서비스에 돌입했다. 지난해 초 IPTV 서비스의 기초가 되는 IPTV법이 통과된 이후 실로 1년여 만이다.
이에 따라 IPTV를 모바일로 구현하는 모바일 IPTV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모바일 IPTV 구현을 위한 기술 수준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해 12월12일 'IPTV 출범 기념식'에서 와이브로 단말기로 모바일IPTV를 구현했다.
현재 이동통신시장은 4세대(4G) 이동통신 표준을 정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4G는 이동 중에도 100Mbps 이상의 전송속도가 나오며 3G 보다 20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모바일IPTV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4G 수준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가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와이브로를 4G 이동통신 국제 표준으로 선정되도록 하기 위한 작업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모바일IPTV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실적 문제 '수두룩'…상용화 시점 불확실
모바일 IPTV는 말 그대로 IPTV를 모바일로 확장한 것으로 유선으로만 제공되는 다채널 서비스를 휴대폰 등의 모바일 기기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현재 상용서비스 중인 IPTV가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 부가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전략을 구사 중이기 때문에 이것이 휴대폰과 합쳐질 경우 더욱 다양한 유관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IPTV가 정상적으로 서비스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수준의 개선과 함께 관련 법도 개정돼야 한다. 업계의 첨예한 이해관계도 문제다.
지난해 초 만들어진 IPTV법(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에는 IPTV를 유선망으로만 제공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법 개정이 수반돼야 한다.
IPTV가 기존 유선방송사업자들과 이해 관계 문제를 겪었던 것처럼 모바일 IPTV 또한 지상파DMB사업자 등 기존 모바일TV 사업자들과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면밀히 검토한 후 도입해야
모바일IPTV 도입에 보다 신중해야 할 필요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모바일TV 서비스는 이동통신사의 CDMA망을 이용하는 멀티미디어서비스, 지상파DMB, 위성DMB 등이 있다.
SK텔레콤의 준(june) 서비스처럼 이통사의 망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이용료가 비싸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적은 편. 따라서 국내 모바일TV 시장은 DMB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지상파DMB는 현재 이용자수가 약 1,500만명 정도(휴대폰+내비게이션+전용 기기)로 추산되며, 위성DMB도 약 180만명이 이용 중이다. 어림 잡아 국내 이동전화 이용자 4,500만명 중 3분의1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모바일TV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들 모바일TV 서비스가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뉴미디어를 무조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과대포장하는 현실이다. '04~'05년 당시 DMB 서비스가 막 시작될 무렵 지상파DMB 서비스는 국내 모바일 서비스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황금알'로 인식되면서 너도 나도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당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08년 지상파DMB 이용자수는 481만명, 매출은 546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 성적표는 이와 큰 차이가 있다. 지상파DMB 이용자수는 당시 예측보다 약 3배 이상 많지만, 매출액은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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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익원이 월이용료인 위성DMB도 무료로 제공되는 지상파DMB에 밀려 가입자 증대에 애를 먹고 있다.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는 현재까지 누적적자가 3,000억원에 이르며 지난해도 4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방송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모바일IPTV를 구현할 수 있는지 여부를 떠나서 현재 국내 상황에서 또 다른 방송 서비스가 출현할 경우 과연 기대 만큼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일부에서는 DMB 서비스로 배를 불린 것은 단말기 업체 뿐이라는 자조섞인 얘기도 나오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