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검진의 기본 ‘스케일링’…19세 이상 성인 연 1회 건강보험

치주질환의 효과적 예방법이지만 70%는 건강보험 혜택 외면

생활/문화입력 :2025/11/11 08:48    수정: 2025/11/11 08:57

연말이 되면 건강검진 환자들이 급증한다. 하지만 대부분 내과 쪽 건강검진에는 신경을 쓰고, 구강건강검진에는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 많다.

치주질환은 무증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구강 내 세균막과 치석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정기적인 '치석제거술'(스케일링)이다.

스케일링은 치석을 제거해 잇몸뼈를 녹이거나 치아 상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주고, 충치 예방과 입 냄새를 줄여 주며, 치아 착색 제거를 통해 치아를 깨끗이 해주는 것은 물론, 치아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어 세균이 다시 달라붙는 현상을 감소 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치주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조직으로, 치주질환(잇몸병)은 치주 조직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치주질환자 수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600만명에서 2022년 1800만명으로 약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제생병원 치과 센터 구강악안면외과 선화경 과장은 “백세시대라는 말처럼 의학의 발달 및 생활환경의 개선으로 인간의 수명이 이전보다 길어졌지만 치과의 대표 질환인 치아우식증, 치주질환 등은 꾸준한 관리와 주기적인 치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년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치주질환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제생병원 치과센터 선화경 과장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제공=분당제생병원)

치주질환은 만성질환이라 초기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조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붓거나 곪는 증상, 치아가 시리고 흔들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음식물도 예전에 비해 치아 사이에 많이 끼어 불편하며, 씹을 때 치아에 힘이 주어지지 않는 느낌이 든다.

치주질환은 치주질환 초기 상태인 잇몸의 염증이 연조직에만 국한되어, 간단한 치료로 회복이 가능한 치은염이 있고, 치주염은 잇몸뿐 아니라 잇몸 아래 치조골까지 파괴되어 잇몸이 치아 뿌리 끝으로 이동해 치아와 잇몸 사이에 주머니가 형성되고 주위 치조골의 밀도 및 높이가 변하므로 이렇게까지 진행되면 원래 상태로의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즉, 치주질환은 증상이 나타난 후 치과를 찾았을 때는 치료가 불가능할 수도 있기에 미리미리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치석은 표면이 거칠어 잇몸을 자극하고 세균이 머물 수 있는 은신처 역할을 한다. 식사 후 입안 세균이 치아 표면에 얇은 막(치면세균막)을 형성해 이 막이 두꺼워지고 음식 찌꺼기 잔여물이 쌓여 치태로 발전한다. 치태는 표면이 부드러워 식후 올바른 양치를 시행하면 대부분 제거되지만 치아 사이 공간,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부위의 깊은 틈 등, 칫솔이 닿기 어려운 부위에는 꾸준히 치태가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침 속의 성분 중 칼슘, 인 등의 무기질이 치태와 결합하면 석회화되어 단단한 치석이 형성된다.

선화경 과장은 “치석 예방의 첫걸음은 양치질이고, 이를 통해 치면 세균막 및 치태의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어 하루 3회 이상 식후 3분 내, 1회 3분 이상 양치하는 333 운동을 권한다”며 “양치 전 치아 사이 치실, 치간 칫솔 등의 보조용품을 이용해 음식물 찌꺼기 및 치태를 미리 제거하고 양치 후에는 가글액을 사용해 칫솔이 접근하기 어려운 치아와 잇몸 틈새의 세균을 제거하면 치면 세균막의 형성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당장 양치할 수 없는 상황일 경우 물을 자주 마시면 음식물 잔사, 구강 내 세균 등을 1차적으로 제거할 수 있고, 산성화된 구강 내 환경을 개선할 수 있으므로 달고 끈적한 음식을 섭취한 후에는 바로 물을 마시고, 채소 및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해 입안의 침 분비량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치석을 예방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흡연 시 발생하는 니코틴, 타르 등의 물질은 치아에 잘 붙어 착색을 유발하고, 이는 거친 치아 표면에 치석을 잘 붙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또 니코틴은 잇몸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외부 세균에 대한 잇몸의 방어력을 낮추므로 이는 치주 질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선 과장은 “치석 침착의 원인을 단순히 관리의 문제로 설명할 수 없다. 치열이 규칙적이지 않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져 치태 및 치석이 잘 쌓일 수도 있고, 침샘의 분비관 주위 치아에 치석이 잘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혀 밑샘 분비관과 가깝고 치열이 대체로 규칙적이지 않는 아래 앞니의 혀 안쪽 면과 귀밑샘 분비관과 가깝고 칫솔질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위 어금니 볼 바깥쪽 면에 치석이 잘 쌓인다”고 설명했다.

치석을 제거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스케일링이다. 과거에는 수 기구를 이용해 치석을 제거했으나 통증 및 불편감이 발생해 현재는 초음파를 이용한 스케일러를 사용한다. 초음파 진동을 통해 진동력에 상대적으로 약한 치석 및 착색제 등을 치면에서 제거하는 방법으로 치아에 직접적인 힘을 가하지 않고 치석을 제거할 수 있다.

스케일링 직후 일시적으로 이가 시릴 수 있는데 이는 치아 뿌리를 감싸는 치석이 제거되어 표면에 분표하는 신경(상아세관)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잇몸이 치아 뿌리 주변을 견고하게 감싸주고 상아세관 표면에 3차 상아질이라는 방어벽을 형성하면 시린 증상은 완화된다. 스케일링 직후에는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염증이 발생한 잇몸은 모세혈관이 발달되어 있어 내구성이 약해 스케일링 시 출혈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염증이 완화되고 붓기가 가라앉으면서 출혈이 감소한다, 다만 심장, 뇌 질환 등으로 항혈전제를 복용할 경우 약제 효과로 출혈이 지속될 수 있으므로 치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한편 치은염과 치주질환 예방을 위한 스케일링(치석 제거)은 만 19세 이상 국민이라면 1년에 한번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황우진 홍보이사는 “스케일링은 건강보험 혜택이 있어 경제적 부담이 적고, 정기적으로 받으면 치주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며 “평소 양치질을 꼼꼼히 하고 치실, 치간 칫솔 등을 사용해 구강 청결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칫솔질만으로는 치석 제거가 어려운 만큼 스케일링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구강건강을 지켜가는 필수조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성인 인구 중 아직도 스케일링의 건강보험 혜택을 활용하지 않은 비율이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스케일링 비율은 ▲60대 36.1% ▲50대 34.8% ▲20대 33.3% ▲30대 32.7% ▲40대 31.2% ▲70대 29.3% ▲ 80세 이상 13.5%로 나타났다.

2023년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약 1천880만명으로 국내 외래 진료 다빈도 상병 1위 질환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