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관련한 도서의 저자를 찾아다닌다. AI 산업계 인사들과 연구진들을 직접 만나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고 토론을 이어간다. 일과를 시작하며 짧게 운동하는 시간에도 AI 강연 연상을 찾아본다.
지난달 취임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이야기다.
AI와 디지털 정책을 총괄하는 과기정통부 2차관을 맡은 이후 끊임없이 AI 전문가 미팅과 업계와 연구개발 현장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전부터 자신이 맡은 정책 분야에서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챙겨야 하는 내용은 직접 부딪혀 해결하는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있다.
류 차관은 지난 8일 본격적인 업무를 맡은 지 일주일 만에 AI와 정보보호 기업 27곳의 대표자를 만났다. 당일 오후 내내 이어지는 ICT 릴레이 현장간담회를 통해 AI 산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협회(KOSA)와 네이버클라우드, 이스트소프트, 포티투마루, 업스테이지 증 17개 AI 기업을 만나 산업계의 의견을 듣고 토론을 이어갔다.

두 시간여 토론 자리가 끝난 뒤 화장실만 들른 뒤 같은 건물에 있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와 안랩, 펜타시큐리티시스템, 소만사 등 10개 정보보호기업과 늦은 시간까지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산업계의 건의 사항을 듣고,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때로는 해외 동향을 살피며 국내에서 정책적으로 보완할 방향에 장시간의 토론을 이끌고 갔다.
짧은 시간의 소통 자리에서 모든 논의를 마칠 수 없다. 류 차관은 ‘단톡방’을 만들겠다며 “언제든 SNS를 통해 의견을 주시면 반드시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한다. 차관급 인사가 직접 챙기는 민원창구인 셈이다. 소통을 넘어 토론의 장벽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류 차관의 이런 모습은 형식적 간담회가 아니라 문제해결형 끝장토론식 현장 행보를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가의 주요 정책과제로 부상한 AI를 성공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뜻이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면 AI 전문가를 찾아다니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배움을 위해 자세를 낮춘다. 이를테면 ‘박태웅의 AI 강의’ 저자인 한빛미디어 이사회 박태웅 의장을 만나 고견을 구하고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AI전쟁 2.0’ 공동 저자인 한상기 박사를 찾아갔다.
지난 15일 국가AI연구거점을 찾아 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기웅 KAIST 교수를 비롯해 최성준 고려대 교수, 박은병 연세대 교수, 김용수 포스코홀딩스 AI연구소장, 최준기 대동AI랩 대표 등 전문가 10명과 국내 AI 생태계 구조 개편을 위한 논의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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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차관의 이같은 행보는 기업인 출신의 AI 전문가로 과기정통부 장관에 발탁된 배경훈 장관과 호흡을 맞추며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 장관은 취임식에서 “전례 없이 빠른 기술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면서 “소통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열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