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 시장에 '봄바람' 불까..."불확실성 해소에 회복 기대"

윈도10 단종·게이밍 PC·조달 수요 긍정적... 한국IDC "상호관세·환율 변수"

홈&모바일입력 :2025/04/07 14:51    수정: 2025/04/07 19:53

국내 PC 업계가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얼어붙은 소비 심리로 올 1분기까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불안감이 해소되고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 해 4분기 글로벌 완제PC 출하량은 2023년 동기 대비 2.5% 늘었지만 국내 시장은 현상 유지에 머물렀다.

코어 울트라 시리즈2 탑재 노트북 신제품. (사진=지디넷코리아)

국내 PC 업계 관계자들은 게이밍 PC 시장의 상대적 견조함과 오는 10월 예정된 윈도10 지원종료에 따른 기업 및 공공기관의 PC 교체 수요가 시장 회복의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상호관세와 환율 상승이 핵심 부품 수급 뿐만 아니라 50인 이하 중소기업의 PC 교체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노트북 최성수기에도 판매량 부진

작년 연말부터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국내 완제PC와 조립PC 시장에 모두 영향을 미쳤다. 매년 12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이어지는 노트북 최성수기에도 판매량이 예년 대비 줄었다는 것이 업계 공통된 평가다.

인텔 코어 울트라 200S 프로세서(애로우레이크). (사진=지디넷코리아)

조립PC 시장의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PC용 프로세서 판매량도 감소했다. 시장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인텔·AMD 프로세서를 국내 유통하는 업체 중 1분기 판매 목표에 근접한 곳은 한 곳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견 PC 제조사 관계자는 "윤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요식업 등은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이런 흐름이 PC까지 바로 이어지기는 어렵고 당분간 추이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 새 GPU 출시 이후 판매량 증가 기대"

게이밍 PC는 전반적으로 침체된 국내 PC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제품으로 꼽힌다.

한 글로벌 제조사 국내 법인 관계자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 시리즈 출시 이후 게이밍 고성능 PC 업그레이드 요구가 크다"고 설명했다.

HP 오멘 맥스 16. (사진=지디넷코리아)

또다른 중견 업체 관계자는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데스크톱PC용 보급형 제품인 지포스 RTX 5060 Ti 출시 이후 이를 탑재한 PC 제품 판매가 다소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용 PC 교체 수요 2분기부터 본격화

올해 기업과 공공기관용 PC 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윈도10 지원 종료다. 불확실성 해소는 기업 시장에서 노트북과 데스크톱PC 교체 수요에도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윈도10은 2015년 7월 출시 이후 10년만인 올 10월 지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한 글로벌 제조사 국내 법인 관계자는 "기업들이 예산을 줄이고 있지만 윈도10 지원종료가 반 년 앞으로 다가와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 초 예산을 책정했지만 미루고 있던 기업들이 2분기부터 PC 교체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직원 수 50명 이하 중소기업의 PC 수요는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도희 한국IDC 연구원은 "이들 업체는 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제조업은 환율 문제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아 PC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상호관세·환율 상승이 큰 영향 미칠 것"

김도희 한국IDC 연구원은 "탄핵 인용은 불확실성 해소 면에서 긍정적인 요소지만 아직 새 정부 인선과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아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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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국내 PC 시장 축소가 정치적인 요인으로 가속된 면이 있으며 구성하는 부품을 대부분 수입하는 특성상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와 환율이 향후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기 출범 이후 최대 50% 이상의 상호관세를 추진중이다. (사진=백악관)

김도희 연구원은 "공공 부문은 올 1분기부터 PC 교체를 위한 조달 사업이 활발히 진행중이며 1분기는 전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런 흐름이 국내 중소·중견 PC 업체에도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