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델 훈련법부터 남달라"…딥엘이 AI 번역 시장 휩쓴 비결은

딥엘 세바스찬 엔더라인 CTO "韓 잠재력 높아…한국어 전용 제품 출시 고려할 만해"

컴퓨팅입력 :2024/11/13 14:28

"딥엘은 언어 특화 인공지능(AI)으로 번역 시장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모델 훈련법부터 차별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에서 출발한 만큼 엄격한 데이터보안 규정도 지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어 전용 서비스 등 새 제품군을 더 늘리겠습니다."

딥엘 세바스찬 엔더라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기자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딥엘의 AI 번역 서비스 특장점을 이같이 밝혔다. 엔더라인 CTO은 올해 9월 딥엘에 합류했다. 이번이 국내 첫 인터뷰다.

딥엘은 2017년부터 AI 기반 번역 사업을 운영했다. 기존에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만 공급했지만 최근 기업간거래(B2B)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현재 전 세계 기업·정부 고객사 수만 개를 보유하고 있다. 

딥엘 세바스찬 엔더라인 최고기술책임자. (사진=딥엘)

대표적 기업 제품군은 '딥엘 프로'와 '딥엘 포 엔터프라이즈'다. 서비스 능력을 인정받아 2년 연속 포브스 '100대 클라우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번역용 LLM 자체 개발…빅테크 모델과 다르게 훈련"

엔더라인 CTO는 딥엘 거대언어모델(LLM) 특장점을 설명했다. 특히 딥엘 LLM은 일반 범용 LLM과 다른 학습법을 거친 만큼 특정 기업·영역 분야에서 딥엘 서비스 번역 품질이 타사 서비스보다 우수하다고 자평했다.

엔더라인 CTO는 딥엘 LLM의 특장점을 설명했다. (사진=온라인 미팅 캡처)

우선 딥엘 LLM은 공공데이터로만 학습한다. GPT나 제미나이 등 빅테크 모델이 주로 인터넷에 올라온 텍스트나 이미지로 훈련받은 것과 다르다.

딥엘은 모델에 데이터를 넣은 후 이를 서비스에 바로 활용하지도 않는다. 사내 언어 전문가가 해당 데이터를 최종 검토한다. 만약 윤리 이슈나 번역 오류 발생 가능성이 있을 경우 전문가가 이를 직접 교정한다.

언어 전문가들은 소수 국가나 문화, 법률이 반영된 텍스트 데이터에 검토 시간을 집중 투자한다. 모델이 영어뿐 아니라 소수 국가 문화나 맥락까지 파악할 수 있기 위해서다.

딥엘은 이런 방식으로 모델을 만들어 기업용 AI 번역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에 필요한 문서 번역, 해외 거래처 이메일 작성, 자료 수집 등에 필요한 번역을 제공하는 AI 서비스다.

대표 서비스는 '용어집(Glossary)'이다. 사용자가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특정 단어나 약자를 딥엘 모델에 입력하면, 용어집은 번역 진행 시 해당 단어나 문구를 인식해 문맥에 맞는 결과물을 제공한다.

엔더라인 CTO는 "빅테크 기업들 모델은 다양한 분야에서 합리적 수준의 전문성을 제공하고 있지만 딥엘 서비스만큼 특정 분야·산업 영역까지 파고든 번역을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딥엘 "데이터 보안은 필수…韓 전용 서비스 출시도 고려"

엔더라인 CTO는 서비스 보안 중요성도 언급했다. 보안에 민감한 독일서 탄생한 기업인 만큼 이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엔더라인 CTO는 서비스 보안 중요성도 언급했다. (사진=온라인 미팅 캡처)

딥엘은 텍스트 번역을 완료한 후 결과물을 바로 삭제한다. 번역 과정 중에만 일시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할 뿐 영구적인 보관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를 외부 파트너와 공유하지도 않는다. AI 모델 학습에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다. 

엔더라인 CTO는 유럽연합(EU)의 일반정보보호 규정(GDPR)을 철저히 준수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반 빅테크가 겪고 있는 데이터 저작권 문제나 윤리적 이슈로부터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엔더라인 CTO는 "딥엘 프로 사용자에게 엔터프라이즈급 데이터 보안과 최신 전송 계층 보안(TLS)으로 보호된 데이터 전송을 제공한다"며 "네트워크 연결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암호와 알고리즘인 사이퍼 스위트를 정기적으로 검토·업데이트한다"고 말했다.

엔더라인 CTO는 한국 시장 잠재력을 높이 봤다. 이에 자체적으로 한국어 전용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내부 기준에 부합할 만큼 한국어 품질이 높아진다면 한국용 서비스 출시도 고려해볼 만하다"며 "B2B 고객사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