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주인공 팔처럼 잘 늘어나는 '인공근육' 개발…압력도 3천690배 거뜬히 견뎌

UNIST 연구진, 의료용 로봇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적용 가능

과학입력 :2024/10/15 14:56    수정: 2024/10/15 15:28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는 팔이 고무처럼 무한정 늘어난다. 그러나 영화의 상상이 조만간 현실이 있을 전망이다.

고무처럼 8배 이상 늘어나면서도 자동차 무게를 거뜬히 견딜 수 있는 '소프트 인공근육'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UNIST 정훈의 교수 연구팀이 강성 변화율을 최대 2천700배 확대한 '자성 복합 인공근육'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소프트 인공근육을 개발한 연구진. 왼쪽부터 UNIST 정훈의 교수, 부경대 성민호 조교수, 선가현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김소미 UNIST 연구원(석박사통합과정)

소프트 인공근육은 로봇, 웨어러블 장치, 생체의료기기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핵심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 가변 강성 소재인 형상 기억 고분자에, 자성을 띠면서도 강한 힘을 만들 수 있는 강자성 입자를 결합해 하중 지지력과 신축성을 크게 높인 소프트 자성 복합 인공근육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김소미 UNIST 기계공학과 연구원(석박사통합과정)은 "45℃ 이상이 되면 점차 부드러워지는데, 70℃에서 최대 8배 정도 늘어난다"며 "25℃ 상온 이하에서는 다시 딱딱해져 압축의 힘을 3천690배까지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실험은 10g 정도로 실시했는데, 무게를 견디는 힘은 10㎏까지 나왔다"며 "자기 무게의 1천 배를 거뜬히 견뎌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움직임을 제어하는 액추에이터로서의 작동 성능 측면에서도 에너지 효율 90.9%로 우수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소프트 인공근육이 자기장을 적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카테터나 스텐트 같은 의료기기, 소프트 그리퍼를 포함한 정밀 제조 분야 로봇이나, 인간이 접근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원격 제어 로봇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림에서 (가)는 로봇 매니퓰레이터를 제어하는 자기장 제어 시스템 모식도,(나)는 기능성 연속체 로봇 매니퓰레이터의 구조 모식도, (다)는로봇 매니퓰레이터의 복잡하고 연속적인 작동 동작을 수행하는 것을 보여준다.

정훈의  UNIST 기계공학과 교수(교신저자)는 "마이크로 로봇, 생체의료기기, 웨어러블 디바이스, 생체모방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중 자극 방식인 레이저 가열과 자기장 제어를 통해 신장, 수축, 굽힘, 비틀림과 같은 기본적인 동작부터 물건을 집어 원하는 위치에 놓는 복잡한 동작까지 원격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1저자는 △국립부경대학교 소방공학과 성민호 조교수 △삼성전자 TSP총괄 PKG개발1팀 선가현 책임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김소미 연구원(석박사통합과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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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9월 10일)에 게재됐다.

그림 가, 나, 다는 단상 복합재로 제작된 재구성 가능한 로봇 손 모식도와 기능, 활용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