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입고 시점에 불량 원자재 투입을 사전에 걸러내는 '원자재 입고 검사 AI'를 업계 최초로 개발 및 적용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를 통해 반도체 기판 원자재의 구성 요소 및 불량 영역 등을 1분 만에 정확도 90% 이상으로 분석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소재 정보 기술과 AI 영상처리 기술을 융합해 개발한 '원자재 입고 검사 AI'를 RF-SiP(무선 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 공정에 처음 도입했다. 최근에는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에도 확대 적용돼 LG이노텍의 고부가 반도체 기판 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공정 투입 전 입고 원자재의 경우 육안(肉眼)으로 검수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반도체 기판 제품의 고사양화로 상황이 바뀌었다. 공정에 기인한 불량 원인을 모두 개선해도 신뢰성 평가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공정에 투입되던 입고 원자재 품질이 신뢰성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소로 주목받기 시작한 배경이다.
반도체 기판을 구성하는 핵심 원자재(PPG, ABF, CCL 등)는 유리섬유, 무기 혼합물 등이 믹스된 형태로 입고된다. 기존에는 원자재 혼합 과정에서 공극(空隙, 입자 사이 틈)이나 이물질 등이 생겨도 제품 성능 구현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회로 간격 축소 등 기판 제품 스펙이 고도화되면서, 공극의 크기나 이물질 양에 따라 불량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육안 검사 방식으로는 원자재의 어떤 부분이 불량 요인인지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업계의 난제로 떠올랐다.
쉽게 말해 원자재 혼합물 한 로트(Lot∙생산공정에 투입되는 동일한 특성의 원자재 단위)를 쿠키 도우(dough) 한 덩이라고 치면, 도우 안에 소금이나 설탕이 한쪽으로 얼마나 쏠려 있는지, 공기 구멍은 몇 개가 생겼는지, 이물질은 얼마나 들어있는지 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것과 같은 경우다.
LG이노텍은 이 같은 업계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AI에서 찾았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원자재 입고 검사 AI’는 양품에 적합∙부적합한 소재 구성을 형상화한 데이터 수만장을 학습했다. 이를 기반으로 반도체 기판 원자재의 구성 요소 및 불량 영역 등을 1분 만에 정확도 90% 이상으로 분석해 내는 것은 물론, 원자재 로트 별 품질 편차를 시각화해 보여준다.
이처럼 AI 머신 러닝을 통해 양품에 최적화된 소재 구성을 시각∙정량∙표준화할 수 있게 되면서, LG이노텍은 불량 원자재가 공정에 투입되는 일을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됐다. AI가 시각화해 보여주는 품질 편차 정보를 기반으로 소재 설계를 변경하여, 공정 투입 전 원자재 로트의 품질을 양품에 적합한 수준으로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기판 분야 고객사 및 협력사와 함께 원자재 관련 데이터를 상호 공유하는 ‘디지털 파트너십’을 통해, 원자재 입고 검사 AI의 판독 기능을 지속 고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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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카메라 모듈 등 이미지 기반으로 원자재 불량 검출이 가능한 광학솔루션 제품군에도 ‘원자재 입고 검사 AI’를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노승원 LG이노텍 CTO(전무)는 “이번 ‘원자재 입고 검사 AI’ 도입을 계기로 제품의 다양한 불량 원인을 사전에 파악해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LG이노텍만의 독보적인 AI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최고 품질의 제품을 최소의 비용으로, 최단 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디지털 생산 혁신을 지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