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SW 기업 첫 상장 기염…실내 자율주행 로봇에 숨결을"

[신나는 로봇세상] ㊹ 김창구 클로봇 대표 인터뷰

디지털경제입력 :2024/09/25 09:01    수정: 2024/09/25 16:28

로봇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사실상 처음 상장합니다. 자체 범용 로봇 주행·관제 솔루션으로 기술성 평가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실내 자율주행 솔루션 기반 서비스 제공자로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고 합니다.

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지능형 로봇 서비스 기업 클로봇의 김창구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로봇 하드웨어 업체들이 국내 로봇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로봇 미들웨어 기반으로 서비스 로봇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로봇SW 기업으로는 첫 상장인 만큼 기술력에 있어서 대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김창구 클로봇 대표 (사진=클로봇)

■ 클라우드에 로봇 더해 업계에 '새 바람'

클로봇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출신 로봇 연구진들이 2017년 설립한 로봇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다. 실내 로봇 서비스에 필요한 주행과 관제 등 핵심 기술에 대한 자체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로원, 네이버 D2SF, 롯데벤처스 등으로부터 누적 3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대차와 제조 공장용 이송 로봇, 순찰 로봇 등 협력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첨단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오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놓치지 않았다. 실내 자율주행 로봇에 먼저 사업을 집중하게 된 것도 빠른 시일에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본 선견지명 덕분이었다.

하드웨어를 직접 양산하는 사업 모델보다도 여러 제조사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게 됐다. 회사 이름도 ‘클라우드’와 ‘로봇’을 합쳐서 지었다. 이후 로봇 서비스 제공자 역할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김창구 클로봇 대표가 10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클로봇)

■ "실내 자율주행 핵심은 주행과 관제"

실내 자율주행 로봇의 핵심은 어떤 기술일까. 김 대표는 ‘주행’과 ‘관제’가 로봇의 뇌 역할을 한다고 봤다. 두 기능을 고도화해 ▲주행 역할을 하는 ‘카멜레온’과 ▲이기종 로봇을 관제하는 ‘크롬스’를 선보였다.

카멜레온의 특징은 다양한 로봇 플랫폼과 ROS 버전을 지원해 다수 로봇을 안전하게 운영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범용 지원 설계를 적용했고 동적 환경에 강인한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 또 로봇 통합제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주행과 관제 시스템 간 유기적인 통합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크롬스는 여러 제조사의 다양한 로봇에 대해 군집주행(FMS) 구현과 로봇 관리, 운영, 모니터링 등을 제공하는 통합 관리 플랫폼이다. 여러 로봇에 작업을 할당, 경로 계획, 교통 제어 기능을 수행한다. 로봇 간 충돌을 방지하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대 100대의 로봇까지 실시간 제어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보유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성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2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한국기술신용평가(KTCB) 평과결과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클로봇은 최근 제8회 대한민국 디지털 미래혁신 기업 대상에서 첨단로봇 분야 '카멜레온-로봇관제 시스템'으로 창업진흥원 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클로봇·한국전자기술연구원 기술 개발 현장 적용 장소인 독일 베르너 폰 지멘스 센터 (사진=클로봇)

■ "안내부터 순찰까지 안 해본 게 없었죠"

클로봇은 이같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미 130여개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안내와 순찰, 배송, 제조, 물류 등 다양한 실내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역과 청소 등 신사업도 꾸준히 모색 중이다.

클로봇은 2017년 창업 직후부터 안내로봇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저가형 신규 모델을 확보해 안내로봇을 월 구독서비스 형태로 선보이기도 했다. 안내로봇 분야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스마트시티 시장과 돌봄로봇 시장에도 도전한다.

순찰·감시 서비스도 제공한다. 파트너십 관계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 보행로봇 ‘스팟’을 활용해 사업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제조 공장이나 화학·발전 시설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기대감을 키우는 영역이다.

클로봇이 구축한 대구창의융합교육원 안내로봇 (사진=클로봇)

배송 사업은 병원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병원은 비대면 서비스와 고중량 물품 이송 등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곳이다. 클로봇은 2021년 국립암센터에서 처음으로 다종·다수 병원 배송로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검체와 약제 이송에 로봇을 활용해 분실·오염을 방지했다. 해당 구축 사업과 연계해 매년 유지보수 사업도 병행 중이다.

제조와 물류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기업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무 중 고중량 이송이나 반복 작업을 효율화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해 공장 내 자율주행로봇(AMR)으로 자재·중간파트 완제품 이송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최근 신설되는 물류센터의 경우도 점차 인력 개입을 줄이면서 자동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기존 물류 시설 컨베이어와 첨단 로봇을 연동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클로봇은 물류 현장 요구를 반영한 소형 소팅봇을 제작해 필드 테스트를 마치고, 이를 공급하기 위한 사업 추진하고 있다.

클로봇 '2024 국제물류산업대전'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 "내년 흑자전환…2026년 매출 879억원 목표"

로봇은 좋은 하드웨어 설계가 중요한 만큼 잘 쓰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빼놓을 수 없다. 클로봇은 현장에 맞는 서비스 제공자로서 시장을 개척하며 매출도 빠르게 성장해왔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42억원이다. 2020년부터 4년간 연평균 79%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김 대표는 “서비스 로봇 시장 성장세에 맞춰 오는 2026년까지 약 879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내년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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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달 코스닥 상장을 통해 클로봇이 로봇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며 “산업 변화에 맞춰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클로봇은 이번 상장으로 총 300만 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9천400~1만900원, 총 공모금액은 282억원~327억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상단 기준 약 2천611억원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김창구 클로봇 대표 (사진=클로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