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내부 폭로...노조원 숫자 부풀리기 의혹 제기

노조 첫 파업 선언...7일 단체 연차 사용 앞두고 '노노 갈등' 우려

디지털경제입력 :2024/06/04 16:28    수정: 2024/06/04 16:53

삼성전자 창사 이례 첫 파업을 선언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조합원 숫자 부풀리기를 해서 '근로면제시간'을 조작해왔다는 내부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전삼노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조합수 조작 사실을 은폐하는 상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됐다.

전삼노는 오는 7일 단체로 연차 사용을 지시하고 우회 파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내부에서 노노(勞勞) 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5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조와의 교섭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지디넷 코리아)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초기업노조 소속으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를 이끌고 있는 A 지부장은 3일 사내게시판에 '전삼노의 비위 행위를 알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 지부장의 고발에 따르면 전삼노는 지난 2020년 노조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비노조원인 일반 직원의 사내계정 정보를 도용해 조합원 수를 부풀렸다. 또 근로면제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비노조원인 일반 직원의 사내계정 정보를 도용해 허위로 조합원을 등록했다. 전삼노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조합원수 조작 사실을 은폐하는 상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됐다.

조합원수 부풀리기는 단순 '세 과시' 수준이 아니라, 회사에서 불법으로 급여를 받게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즉, 조합원수에 비례해 근로시간면제자(업무를 하지 않고 조합활동에 전념하며 회사에서 급여지급)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삼노는 2022년 조합원을 4000명으 이상으로 등록함으로써 1만5000시간 이상의 근로시간면제 권한을 확보했다. 이를 활용해 전삼노는 위원장, 부위원장 등 총 8명이 풀타임으로 급여를 받으면서 전혀 일을 하지 않고 있다.

또 전삼노가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손을 잡고 있다는 물증도 제시됐다. A 지부장은 2022년 당시 금속노조 전략조직국장이 전삼노 조합원에 가입돼있었다는 증거 자료를 게시했다.

전삼노 조합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을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당시 금속노조 전략조직국장 A모씨는 꾸준히 전삼노의 활동에 개입하고 있었는데, 2023년 5월 베트남 하노이에 열린 국제노동단체 'IndustriALL' 행사에 전삼노 손우목 위원장, 이현국 부위원장, 반올림 등과 함께 참가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4월 8일, 9일 연달아 전삼노의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지난 5월 2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진행한 전삼노 집회에  금속노조 조합원 약 1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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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전삼노의 파업선언 기자회견에는 금속노조 부위원장 최 씨와 전략조직국장 박씨가 참석해 파업 지지를 밝혔다.

전삼노 A 지부장은 전삼노 집행부가 홈페이지에 여러 개의 아이디를 갖고 있어 복수 계정을 통해 노조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