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의료 수가 인상을 반대한다”
“윤석열 정부는 의료민영화 부추기는 가짜개혁으로 점철돼 있고, 제대로 된 정책 없이 시범사업만 난무”
31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열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 스마트워크센터 앞에서 ‘무분별한 의료 수가 인상 반대! 재정위 거버넌스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오늘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이하 수가협상)을 위한 마지막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열린다. 하지만 가입자의 대표성 있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재정위의 구조, 유례없는 의료대란 속에서 올해 수가 협상은 위태롭기만 하다”며 “우리는 공급자 단체들이 서로 먹잇감을 나눠가지 듯 보상만 요구해서는 안 되며, 지출구조 개선과는 무관한 원칙 없는 수가 인상은 절대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례없는 의사 집단의 이기적인 집단행동으로 국민은 마땅히 누려야 할 건강권을 침해받고 있다. 정부는 비상진료 체계를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매월 약 1900억원, 누적 6천억에 달하는 건보재정을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협은 이번 협상 선결 조건으로 10% 수가 인상을 주장했다. 의료 현장을 떠나 환자에게 등을 돌린 의협은 무엇이 그리도 당당한가. 6천억 그리고 얼마나 더 추가될지 모르는 건보재정이 그들에게는 우습단 말인가”라며 “병원은 의사 공백으로 인한 피해만 주장하며 똑같이 손을 벌리고 있다. 다들 피해자, 소외자라면서 보상만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의료대란을 일으킨 공범이지, 피해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의협의 수가 인상 주장에 반대하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오히려 낭비된 건보재정에 대한 책임을 묻고, 천문학적 재정을 단계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또 정부는 이런 의료대란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의사 집단과 공급자 단체 달래기용으로 수가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며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라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의대정원 이슈에 가려진 윤석열 정부의 의료 정책은 사회적 합의가 없거나 의료민영화를 부추기는 가짜 개혁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정책은 없이 시범사업이 난무하고 있고 수가 정책은 원칙이 없다”며 “작년에 일방적으로 130% 수가 가산으로 도입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올해 의료공백 정국에서 확산돼 의-정 갈등이 마무리되어도 새로운 원격진료의 길만 터주는 꼴이 된 것이다. 시범사업 이후 비대면 진료 제도화 방침을 철회하고, 시범사업 수가도 반드시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의 필수의료 개혁에 있어서도 수가 집중 인상 공공정책수가, 보완형 등 퍼주기식 인상 우려가 있다. 지금의 정책으로는 비용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공공의료 강화 대책이 병행되지 않고서는 필수·지역의료 개혁은 공염불에 불과하고, 혁신의료기술이라는 명목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술 등이 건강보험 수가체계 안으로 편입되고 있어도 손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진료비 폭등의 원인이 되는 환산지수 계약 방식의 전환, 특정 분야의 수가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의 가격과 의료비를 낮추는 시도가 병행되어야 한다. ‘재정 중립적’인 환산지수 계약은 반드시 견지해야 할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건보재정 흑자가 28조원에 달하다 보니 공급자 단체들은 마치 자신들의 것인 양 김칫국을 마시고 있다”며 “건보 재정 흑자는 반드시 공공의료 정책의 미래를 준비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할 국민의 것이다. 합의되지 않은 정부 정책의 일방적 추진을 위해 마구 써대는 눈먼 쌈짓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의 정상화를 촉구했는데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작년에 보건복지부는 제12기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 구성에서 양대 노총을 제외했다. 양대 노총은 건강보험 재정의 약 85%를 차지하는 직장가입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으로서 사회보험 운영 거버넌스에 대표성을 가지고 참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시민사회, 전체 가입자를 고르게 대변할 수 있는 참여와 확대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행정 권력의 들러리가 아니며, 정부 편에 있는 국민만 국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