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소화 사업은 천호지 경관자원과 주변 사업을 연계한 차별화된 특화 공간을 조성해 호수공원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야간특화 조명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올해 안서동 일대 대학인의 거리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천안 대학생의 만남 장소는 물론 문화적 중심 공간이 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지난 24일 천안시청 중회의실에서 박상돈 시장의 발언이다. 천안시가 도심 속 호수공원인 천호지에 테마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하고 각 공간을 연결하는 공간특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천안시는 이날 ‘천호지 야간경관 개선 및 공간특화 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천호지 수변경관 개선사업으로 조성된 공간과 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야간경관 개선을 통해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천안톨게이트 인근의 천호지는 단국대‧상명대‧백석대‧호서대 등 대학생과 산책 시민들의 야간 활동이 많은 호수공원이다. 도시의 야간경관을 매력적인 관광코스로 만들면 관광객이 체류하고 싶은 특화 여행지가 된다. 체류에 따른 관광소비 효과도 창출한다. 휴식과 함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며 사진 찍기 좋은 장소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른다.
지역의 새롭고 다채로운 야간관광을 발전시키면 시민의 행복은 물론 도시 성장의 교두보가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야간 시간대를 감성적으로 즐길 수 있는 지역 콘텐츠가 중요해진 시대다.
지난해 9월 11일 열린 천안시의회에서도 ‘외지인이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야간콘텐츠 확충’을 주제로 심층 논의된 바 있다. 권오중 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은 “현대인들의 생활패턴 변화에 따라 소비활동이 주간에서 야간으로 옮겨가고 있고 도시 소비지출의 60% 이상이 야간시간에 이루어지고 있다. 당일 여행과 비교해 체류형 관광이 지역에 미치는 경제효과가 3배가 넘으나 천안시를 방문하는 상당수의 여행객은 천안을 머무는 곳이 아닌, 이른바 당일치기 코스로 인식하고 있어 아쉽다”며 이에 대한 실현 방안으로 천안을 야간경관 특화도시로 만들 것을 당시 주문하기도 했다.
오는 10월까지 동남구 신부동 2-1 일원 4,800㎡에 38억 원을 들여 특색있는 야간경관을 연출하고 ‘만남’을 주제로 공간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이음길 조성과 천호지 공원의 역사성을 활용한 시설물이 설치된다. 만남의 길, 화음정원 등 공간별 테마를 반영한 시설물을 도입하고 공원 내 작가정원 공간 정비, 경계구역 조경 개선 등을 실시한다. 청춘광장과 천수교에는 미디어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예술의 섬, 연꽃산책길, 초록마당 테마산책길과 무장애 산책로도 조성한다.
천안시는 실시설계 완료 및 실시계획 인가, 계약 의뢰 등 행정절차를 완료해 오는 5월 착공할 계획이다. 시 도시건설사업본부 공원녹지과(도시숲조성팀)는 “무엇보다 환경적 여건과 주변 밀집한 대학가 등을 고려해 자연과 조화로운 야간조명을 설치해 방문객의 이용행태를 반영한 다채로운 조명을 연출할 방침”이라고 한다. 야생생물의 출현 구역은 조도가 낮은 오렌지계열 조명을 이용해 동식물의 생태 교란을 최소화한다.
2022년 한국관광공사의 ‘야간관광 실태조사’에 따르면 야간관광은 연간 약 1조 3,592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5,835명의 취업유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제적 유발효과는 야간관광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간관광 활동 시 여행객의 평균 체류일수와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증가함에 따라 야간관광의 중요성이 대두했다. 문체부는 야간관광을 새로운 국가관광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주간 시간으로 제한되던 기존 여행에서 벗어나 야간 시간대로 여행의 자유가 확대되는 새로운 관광 트렌드다. 대한민국의 역사, 생활, 예술, 콘텐츠 등 K-컬처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관광콘텐츠로 잠재 가치가 크다.
야간관광의 인프라이자 핵심 콘텐츠는 경관조명이다. 그 장소만이 갖고 있는 멋과 정신을 빛으로 담아내어 본연의 모습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테마를 살려야 한다. 어둠 속에서 장소의 새로운 생명감을 찾아 절제된 빛으로 표현해 낮에는 보지 못했던 특별한 밤을 예술 같은 감동으로 선사해야 한다.
야간관광 명소화 프로젝트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희망의 빛이다. 야경이 매력적 관광콘텐츠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자원과 조화된 정체성을 담아야 한다. 야간경관을 아름다운 콘텐츠로 만들면 관광객이 체류하고 싶은 매력적 여행지가 돼 체재일수 확대에 따른 관광소비 효과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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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에서 매력감성도시를 지향하며 추진되는 관광명소화의 성공은 오직 이용자 중심의 연출 철학에 달려있다. 호수와 빛이 융합해 도시를 ‘반짝반짝’ 밝혀 새로운 명소를 만드는 것, 시민들의 일상에 ‘숨’과 ‘쉼’ 더해줄 천안 천호지 준공이 그래서 기다려진다.
글 = 이창근 ICT 칼럼니스트, 헤리티지랩 소장ㆍ예술경영학박사(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