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국내에서 리튬 매장 가능성이 큰 광산을 찾는다.
또 선광과 제련 관련 친환경 자원기술 개발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원 민족주의 성향을 보이는 자원 부국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한국 중심의 신공급망 구축에 나선다는 목표다.
11일 한국과학기자협회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주최로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이평구 KIGAM 원장은 "전국 각지의 지질과 수계, 광물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를 학습시켜 리튬 매장 가능성이 큰 지역을 추렸다"라며 "전국을 직접 돌아다니지 않고도 새로운 배터리 소재나 희토류 광산을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천에 쌓인 흙에 흡착된 리튬을 효율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지역을 AI 기술을 활용해 찾아내는 것이다. 그간 KIGAM이 전국 2만 5천 곳 이상 지역에서 채취해 36개 원소를 분석하며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리튬 외에도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 핵심 광물의 부존 가능성을 예측, 올해 주요 입지에 대한 정밀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광물 제련 및 선광, 배터리 원료소재 생산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 배터리 소재와 희토류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에 지원한다. 리튬이 풍부한 카자흐스탄을 비롯, 몽골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국가들과 협력이 진행 중이다.
이 원장은 "주요 자원 부국들에서 외국 기업에 현지 생산이나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자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라며 "이들 국가가 핵심 원료 생산 역량을 갖도록 지원,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우리 기업들이 수혜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SK에코플랜트트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성일하이텍에 관련 기술을 이전하기도 했다.
KIGAM은 친환경적으로 자원을 활용해 탄소중립을 가능하게 하는 저탄소 자원활용 기술 개발도 확대한다. 정경우 자원활용연구본부장은 "현재 세계는 친환경 에너지를 만들기 위한 '녹색 광물'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환경에 더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라며 "탄소중립 역행을 되돌릴 '녹색발자국광물'이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의 소금 호수에서 리튬을 채취하는 기술이 지하수 유출과 지반 침해를 일으키는 것에 대응, 리튬을 얻어내고 물은 다시 돌려보내는 기술이 연구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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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EU 등이 환경 규제 강화함에 따라 탄소 배출을 줄여 자원의 활용성을 높이는 고부가 자원 활용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등 재활용 기술이 자원 기술의 질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 보고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정 본부장은 "앞으로 자원의 가치는 기술이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의 녹색 광물 시장에선 중국이 선두지만, 향후 친환경 고부가 자원 활용 기술을 통해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도 자원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