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업계가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유럽식 사전 규제안’ 철회를 촉구했다.
27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입장문을 내고, “스타트업 성장에 유리천장을 만드는 공정거래위원회 ‘플랫폼 공정 경쟁촉진법’ 추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공정위는 독과점 플랫폼 반칙행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 공정 경쟁촉진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기업을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사전 지정해 자사우대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최혜대우 요구 등 불공정행위들을 근절한다는 내용이다.
정량화된 수치로 지배적 사업자를 분류한다는 점에서 유럽연합(EU)이 5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디지털시장법(DMA)과 유사하다. DMA는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는 플랫폼을 게이트키퍼(gatekeeper·문지기)로 지정해, 사전 규제하는 법안이다.
코스포는 “정부에서는 이 법이 시행되면 플랫폼 산업 혁신과 경쟁력을 제고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틀린 기대”라며 “지금까지 공정위 플랫폼 규제 기조를 볼 때 규제 대상은 한층 광범위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스타트업 업계는 이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도 이용자수가 많거나 거래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규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어, 불안에 떨고 있다”며 “업계를 이중, 삼중으로 옥죄는 규제가 될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일각에선 이 법으로 알고리즘과 같은 영업 비밀이 노출되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경쟁 촉진법이 스타트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공정위 판단은 매우 좁은 부분만 보며 내린 진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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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공정위는 국내외 불문하고 규제 대상을 고려한다고 했지만, 최근 10년간 앱마켓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한 스타트업 문제 제기에 공정위가 실효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며 “세계 경제는 이미 혁신 스타트업 중심으로 한 디지털 경제 시대로 재편된 지 오래됐으며,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빅테크가 내수 시장을 장악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코스포는 플랫폼 공정 경쟁 촉진법이 기업을 제자리걸음하게 하는 ‘전족(纏足)’ 같은 조치라고 지적하며, “전 세계 디지털 경제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망치는 소탐대실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스타트업 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