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이하 의사협회)가 의료과오 의사에 대한 대법원의 징역형 판결에 대해 필수·응급의료 몰락을 초래하는 과도한 사법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4일 대법원은 전공의 시절 응급실 내원 환자의 대동맥 박리를 진단하지 못했음을 이유로 기소된 응급의학과 의사에 대해 원심과 동일하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의사협회는 의료사고에 대해 일본의 270여 배, 영국의 900여 배에 이르는 기소율과 이에 따른 높은 유죄 판결률을 나타내고 있는 우리나라의 과도한 의료사고 형사처벌화 경향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진료과목의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대법원의 이 같은 판결은 필수의료 사망선고와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판결에 대해 깊은 절망감을 느끼며, 더 이상 법적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응급실을 지키도록 요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사법부가 몰아가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판결의 대상인 의료사고가 전문가로서 역할 수행을 위해 수련 및 임상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1년 차 전공의 시절에 환경이 열악한 응급실에서 이루어진 진단 오류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응급의학과 의사에게 무한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에 대한 책임 범위의 무한한 확장은 결국 위험진료과목과 위험환자 기피 및 철저한 방어진료로 귀결되어 우리나라 의료 전체의 위기가 될 것임이 분명하고, 이러한 의료붕괴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번 대법원 판결은 단순히 의사의 의료과오에 대한 엄격한 판단으로만 볼 수 없고, 이 같은 부당한 결과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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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안으로 의사협회는 응급의료인의 응급의료 형사책임을 감면하는 내용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의료사고 형사책임 면책 법안의 조속한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법부 차원에서도 의료사고 형사처벌화 경향에 대한 인식 전환을 통해 현재와 같이 의료자원의 소실만을 야기할 수 있는 응보적 판결이 아닌 모든 국민에게 바람직한 판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