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소프트웨어중심차(SDV)로 전환 준비에 본격 나섰다. 통상 SDV 전환에는 전동화, 자율주행차가 선행 조건이고 차 안에서 편의성을 높이는 커넥티드카가 뒤따라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운영체제부터 편의성까지 강화하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현대백화점과 주차요금 카페이(Carpay)를 도입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 11일에는 '2023 5차 인포테인먼트 업데이트'를 통해 정차(P단) 상태에서 유튜브, 왓챠, 웨이브 등을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개시했다.
SDV는 흔히 스마트폰에 비유된다. 단순히 전화와 문자를 용도로 사용하던 휴대폰이 소형 컴퓨터화가 되듯 이동 편의를 돕던 자동차가 컴퓨터에 바퀴를 다는 것을 뜻한다.
SDV 업계 관계자는 "옛날에는 자동차에 몇 가지 편의기능을 넣었다고 하면 테슬라 이후로는 컴퓨터 위에 차를 올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현대차·기아는 전동화 전환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뿐만 아니라 자체 OS 확보 노력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행보 중 하나가 글로벌 SDV 센터인 포티투닷 인수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6월 기준 글로벌 커넥티드카 서비스 가입자 수가 1천만명을 돌파했는데, 이 고객층을 그대로 흡수한 OS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과 인포테인먼트용 ccOS를 고도화해 내년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릴 '국제전자제품박람회2024'(CES2024)에 자체 OS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 작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약속했던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차장 결제를 할 수 있는 '카페이' 시스템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차량 내 간편결제 시스템을 독자 개발한 현대차·기아는 2020년 제네시스 GV80에서 선보였다. 이후 출시되는 신차에 카페이를 기본 사양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를 커넥티드 카 서비스 기본화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최근 차량 원격 진단 및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같이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스마트 디바이스로 거듭나도록 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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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의 카페이 서비스는 현재 주유소 및 전기차 충전소, 주차장 등 전국 4천여 개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지난 9월 미국에서도 성공적으로 론칭한 바 있다. 양사는 미국에서는 약 5천개 주차장을 시작으로 현지 카페이 가맹점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카페이 도입을 통해 주차 결제 편의를 제고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고객들에게 새로운 차량 이용 경험과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 목적"이라며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