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泰 전기차 투자 압박 심해져…"상황 지켜봐야"

泰 정부, 내년 전기차 보조금 줄여...투자 늘려야 인센티브 지원

디지털경제입력 :2023/12/11 16:51    수정: 2023/12/11 22:11

현대자동차가 태국 재진출 이후 전기차를 앞세워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태국의 자국주의 정책과 중국 공세에 추가 투자 압박을 받고 있다. 태국 정부가 전기차 판매량이 늘면서 공장 설립 기업 외 지원금을 줄이는 상황이 오자 전기차 경쟁력 차원에서 신공장 설립 등 투자 카드를 쥐어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태국은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기존 15만바트(554만원)에서 5만바트(184만원)를 줄인 10만바트(369만원)로 책정했다.

태국은 2030년까지 연간 자동차 생산량의 250만대의 약 3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이 같은 목표를 위해 최대 15만바트의 전기차 보조금을 책정하고 해외 기업들의 투자를 장려 중이다. 정부의 이같은 투자에 올해 2분기 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대수는 동남아시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태국 법인 '현대모빌리티(태국)'이 제40회 태국 국제 모터 엑스포 2023에 부스를 마련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이처럼 전기차 전환 속도가 가팔라지자, 태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기로 했다. 태국은 전기차 보조금을 점차 줄여가지만, 제조공장과 전기차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는 업체에 추가 인센티브와 세금감면을 제공하는 등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외국 투자를 총괄하는 태국투자위원회(BOI) 사무총장 나릿 터엇사티라숙디(Narit Therdsteerasukdi)는 "최근 2~3년간 태국 전기차 사용률이 많이 증가해 정부는 예산에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상황에 맞춰 지원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태국을 이 지역 최고의 생산기지로 만들기 위해 전동화 홍보를 계속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기업은 특히 태국 전기차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파는 비야디(BYD)는 179억바트(6천624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에 준공되는 이 공장은 연간 15만대를 생산하며 일부는 동남아시아와 유럽에 수출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태국에 14억4천만달러(1조9천억원)가량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현대모빌리티(태국)이 지난 4월 3일 공식 출범을 알렸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지난 4월 태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10월 기존 합작 법인으로부터 사업을 인도받았다.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 올해 공장 설립에 대한 계획도 밝혔으나 추가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 현지 법인 설립과 함께 태국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달 태국에 아이오닉5를 출시했다. 태국 전기차 시장이 팽창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분석된다. 하지만 내년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들게 되면 수입에 의존하는 현지법인 입장에서 가격경쟁력이 과제다.

현대차는 한국자동차산업모빌리티협회(KAMA)와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Marklines) 기준 올 1월부터 10월까지 5천63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약 80만대 규모의 태국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세이긴 하지만 점유율은 0.5%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현지 시장에서 지난해 4천372대, 2021년 3천450대, 2020년 1천393대를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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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태국 자국주의 정책에 압박받을 여지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준공한 공장이 있고 동남아시아 특성상 동남아 국가 간 불이익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태국은 전세계 자동차 공장지대 중 하나로 새로운 전기차 공장을 짓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이 있기 때문에 큰 불이익은 없겠지만 태국의 자국주의 정책으로 인한 불이익은 여전하기 때문에 눈여겨보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