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은 신체의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기관이자, 체액의 양과 구성을 조절하고 여러 호르몬을 생성하고 대사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때문에 콩팥이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혈압상승, 부종, 식욕부진, 빈혈, 뼈와 혈관 손상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환자는 투석이나 이식을 받아야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체계적인 치료를 받게 되면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어 조기발견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3개월 이상 기능 저하 지속하면 ‘만성 콩팥병’…환자 10년 새 2배 증가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은 원인과 관계없이 콩팥의 손상이나 기능 저하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1%(남자 10.4%, 여자 11.8%)가 만성콩팥병 환자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환자도 증가 추세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만성 콩팥병(질병코드 N18)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2년 13만7천003명에서 2022년 29만6천397명으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만성 콩팥병은 콩팥 기능의 감소 정도에 따라 1~5단계로 분류한다. 단계는 주로 GFR(glomerular filtration rate, 사구 여과율)이라는 콩팥의 여과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를 사용하여 결정한다. 말기가 되면 투석이나 이식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콩팥 손상이나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노화’다. 다만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그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 또 다낭성신증과 같은 유전질환, 특정 약물(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일부 항생제 등)이나 독성 물질(헤비메탈 등)에 오랜 시간 노출될 경우 콩팥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는 “정상인도 40대 이후부터는 매년 사구체여과율이 1mL/min/1.73㎡ 가량 노화로 인해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혈관에 손상을 유발하는 당뇨병, 고혈압을 오래 앓거나 콩팥에 손상을 유발하는 사구체신장염이 있으면 기능 저하가 더 빨리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1~5단계 맞춰 치료 계획 세우고 콩팥 기능 관리해야
만성콩팥병 치료는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및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만성콩팥병 1~5단계 단계별 기준
1단계(GFR ≥ 90): 정상 기능이지만, 다른 지표나 증상으로 손상 징후가 나타남.
2단계(GFR 60-89): 경도의 기능 저하. 손상의 기타 징후와 함께 나타남.
3단계(GFR 30-59): 중등도의 기능 저하. 다양한 합병증 발생 시작.
4단계(GFR 15-29): 중증의 기능 저하. 빈혈, 뼈-미네랄 질환 등 합병증 악화.
5단계(GFR < 15): 말기 질환. 이 단계에서는 투석 또는 이식이 필요.
1~2단계에서는 원인 진단과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데 가장 많은 원인이 되는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철저한 관리가 일차적으로 필요하다. 콩팥 손상의 위험 요인(흡연, 비처방 약물 사용 등)을 줄이는 생활 습관 개선도 필수이며, 이 시기에는 정기적인 혈액 및 소변검사를 통해 콩팥 기능을 관리해야 한다.
3~4단계는 콩팥 손상과 기능감소가 더 가속화돼 기저질환과 합병증을 더 집중 관리해야 한다. 단백뇨, 고혈압, 빈혈, 뼈와 미네랄 이상 등 합병증 관리도 반드시 필요하며, 식사 조절, 특히 나트륨, 칼륨, 인 섭취 제한 등이 필요하지만 이는 남은 콩팥 기능의 정도와 원인 질환에 따라 환자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의사와 적극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콩팥에 해가 될 수도 있는 약물 부작용 관리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콩팥을 보호하는 약물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5단계는 이미 콩팥 기능이 너무 나빠져 노폐물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합병증이 더 진행하기 전에 투석 치료나 이식 준비가 필요하다. 투석을 받는 환자들은 특별한 식사와 약물 관리가 병행되어야 하고 심혈관 합병증, 뼈와 미네랄 이상, 빈혈 등의 집중적 관리도 받아야 한다.
만성 콩팥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와 전문가 상담이 중요하다. 진행단계별 적절한 치료법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이 교수는 “정기적인 검사와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인별 상황에 맞는 관리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일부 약물은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남아 있는 콩팥 기능에 따라 피해야 할 약물을 잘 알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건강식품이나 보조제 역시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체중 관리’ 혈압·혈당 조절에 큰 도움…영양·수분 섭취 등 세세히 관리해야
이상호 교수는 일상생활 시 저염식과 체중 관리를 위한 식사요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전했다.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은 콩팥의 추가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혈압을 정상 범위 내에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저염식은 반드시 필요하고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이 콩팥 기능에 중요한데 혈당을 정상 범위 내에 유지하면 콩팥의 손상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 특히 체중 관리는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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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정도에 따라 단백질, 칼륨, 인 등은 특정 영양성분의 섭취를 제한해야 할 수 있지만 남은 콩팥의 정도에 따라 환자별로 그 정도는 크게 달라지므로 반드시 전문가 조언을 따라야 한다.
이외에도 하루 4~6잔의 충분한 수분 섭취는 중요하지만, 심한 콩팥 기능 저하 시 너무 많은 물을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알코올은 적당히 섭취해야 하고, 흡연은 콩팥 손상을 가속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