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MR 적용 30TB HDD, TCO·탄소 발자국 줄일 것"

[인터뷰] 테 반셍 씨게이트 CCO(최고 상업 전략 책임자)

"시장조사업체 IDC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연간 291ZB(제타바이트, 2천910억 TB) 가량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 데이터 중 총 11%만 실제로 저장됩니다. HAMR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는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데이터의 가치를 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30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테 반셍(Teh BanSeng, 郑万成) 씨게이트 부사장 겸 CCO(최고 상업 전략 책임자)가 이렇게 강조했다.

테 반셍(Teh BanSeng) 씨게이트 부사장 겸 CCO.

씨게이트가 내년 상용화를 앞둔 HAMR(열보완 자기기록) 기술은 헤드에 부착된 레이저를 나노초 단위로 가열해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기존 방식 대비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테 반셍 CCO는 "HAMR 기술이 적용된 30TB 이상 고용량 HDD 출하는 데이터 저장 비용과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절감 외에도 탄소 발자국 감축 등 ESG(지속가능 성장) 면에서도 큰 이점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HAMR 기술 10년 이상 연구...신뢰성 문제 없다"

HAMR 기술의 핵심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핵심 부품인 플래터(Platter)에 레이저를 쏘아 정밀하게 가열해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것이다.

테 반셍 CCO는 "HAMR 기술의 안정성이나 내구도와 관련해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씨게이트는 이 기술을 10년 이상 연구했다. 새롭고 복잡한 기술이지만 신뢰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HAMR 기술은 HDD 내 플래터를 레이저로 가열해 기록 밀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어 "HAMR 기술을 적용한 HDD를 서버나 스토리지, 데이터센터에 설치하는 방식은 기존 HDD 제품과 같으며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가 드라이브를 다루는 방식 역시 어떤 변화도 없다"고 밝혔다.

씨게이트는 지난 4월 HAMR 기술을 적용한 기업용 30TB HDD 시제품을 일부 고객사에 공급했고 이르면 내년 초부터 정식 출시 예정이다. 테 반셍 CCO는 "HAMR 기술을 적용한 제품 생산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중이며 지연 없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 "HAMR HDD, 전력 소모·저장 비용·탄소 배출 줄일 것"

HAMR 기술은 같은 플래터 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개발됐다. 테 반셍 CCO는 "플래터당 저장 용량이 3TB 이상으로 늘어나면 같은 서버 면적 대비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TB당 전력 소모도 기존 HDD 대비 더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라이브 당 저장 용량 증가는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 기존 대비 더 적은 HDD로 같은 용량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HDD를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씨게이트가 공개한 HAMR 기술 적용 HDD 로드맵.

HAMR 기술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기술이며 이를 적용한 제품 가격은 기존 HDD 대비 더 비싸질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테 반셍 CCO는 "단순히 HDD 가격보다는 TB당 저장 비용을 따지는 것이 합리적이다. HAMR 기술의 TB당 저장 비용은 기존 대비 낮아질 것"이라고 반론했다.

씨게이트는 데이터센터용 30TB HDD에 HAMR 기술을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이후 HAMR 기술이 안정화되면 일반 소비자용 고용량 제품에도 투입할 것을 검토중이다.

테 반셍 CCO는 "현재 10TB HDD를 구성하기 위해 플래터를 5-6개씩 투입한다. HAMR 기술이 적용되면 플래터당 최대 3TB를 저장할 수 있으며 10TB를 구성하기 위한 플래터도 3개로 줄어든다. 기업용 제품의 이점을 소비자에게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HDD 단순 출하량 줄었다 해서 시장 규모 준 것은 아냐"

트렌드포커스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HDD 출하량은 3천 200만 대 가량이다. 특히 스토리지와 서버,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HDD 출하량은 올 1분기 크게 감소하기도 했다.

테 반셍 CCO는 "최근 2년간 스토리지 관련 시장이 침체된 것은 사실이며 씨게이트 역시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 그러나 단순히 HDD 출하 대수가 줄었다 해서 시장 규모까지 줄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반론했다.

그는 "HDD 시장의 성장 척도로 전체 출하된 제품의 용량 규모를 봐야 한다. 지난 해 출하된 HDD 전체 용량이 소폭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 "HDD, 여전히 비용 효율에 우위... SSD와 공존할 것"

SSD는 최근 저장 용량 상승과 단가 하락을 통해 일반 소비자용 시장에서 HDD를 거의 완전히 대체했다. 또 기록 밀도를 높인 QLC(4비트), PLC(5비트) 낸드 플래시 메모리 SSD가 등장하며 2-3TB 수준에서는 HDD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테 반셍 CCO는 "오늘날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에서 스토리지 구성 용량 중 90%는 HDD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테 반셍 CCO는 "SSD는 일반 소비자용 제품에 적합하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에서 전체 스토리지 용량 중 90%는 여전히 HDD다. 용량과 비용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SSD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같은 용량 기준으로 여전히 단가는 5배 이상 비싸다. 또 같은 용량으로 스토리지를 구축할 때 SSD를 선택하면 비용은 10배 이상 상승한다. SSD가 근시일 내에 HDD를 대체하기 어려우며 SSD와 HDD는 공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