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블록체인의 데이터 저장 확장성과 분석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ETRI는 조작 및 삭제할 수 없는 블록체인 플랫폼의 장점을 살리면서 중복저장, 느린 속도, 획일화된 검색이라는 블록체인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연구를 진행했고, 이번 연구를 통해 특정 분야에서만 활용하던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성을 어류의 질병 모니터링 등 타 분야에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은 이번 개발한 연구 결과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며, 제주해양수산연구원과 협력해 어류 질병 모니터링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0일, 그동안의 실증 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회에서 ETRI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저장/분석 플랫폼을 통해 어류의 질병을 신속하게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제주도에서 수행한 어류 개체 영상 데이터 구축사업에서 수집한 질병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연구진은 양식장에서 촬영한 넙치 사진과 다양한 데이터를 탈중앙 스토리지 및 블록체인에 저장해 다양한 인덱스를 구축했다. 향후 빠른 검색과 분석을 통해 질병 발생을 판단하고 예측할 수 있는 신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제주도와 제주해양수산연구원은 서비스의 수요자 관점에서 넙치 데이터 수집부터 질병 진단, 항생제 처방에 이르는 전 과정에 의견을 제시하고 실사용자 요구사항을 수렴해 시스템의 유용성을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기존 블록체인과 비교해 5% 이하의 저장 공간만을 사용, 대규모 트랜잭션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공간 효율과 처리 속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레이저 코딩을 사용해 데이터를 저장했다. 블록체인 기본 조건이라 할 수 있는 비잔틴 장애 내성을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저장되는 데이터를 최소화해 효율성을 높였다. 또 데이터 특성에 따른 효율적인 인덱스 방법을 선택하고 검색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ETRI는 1백만 건의 데이터 실험 시 기존 검색 속도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다차원 인덱스 ▲멀티레벨 인덱스 ▲R-Tree 인덱스 등 다양한 인덱스 형식을 지원하며 △내용기반 △시계열 △시공간 등 다양한 검색 서비스가 제공된다.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한 시티랩스는 스마트폰으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앱을 개발하고 내년 앱스토어에 등록해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고, 비아이매트릭스는 블록체인 플랫폼에 수집된 데이터를 가시화하는 솔루션으로 분석 편리성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성과발표회 시연장에서는 연구진이 구축한 앱‘ 아쿠아 세이프’가 시연됐다. 현재 개발 중인 ‘아쿠아 세이프’는 어류의 이상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앱으로, 안정화 테스트를 거친 후 내년 하반기 중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앱은 양식업 종사자들의 불편을 해결하고 어류 이상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실증서비스로 개발됐다. 사용자가 질병이 의심되는 넙치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앱에 올리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증상 및 질병 인식 결과를 제공하고, 이후 질병 관리사가 항생제 처방 등의 전문적인 조치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런 과정 중에 발생한 모든 데이터는 블록체인에 저장되어 조작되지 않은 신뢰성 있는 데이터로써 안전한 수산물 생산, 유통, 질병 예방, 보상 등의 서비스에 활용된다. 인공지능 인식 모델은 과기부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해 수행한 기존 성과를 활용했다.
제주도 미래성장과 고윤성 과장은 “이번 블록체인 기반의 질병 모니터링 서비스는 어류 산업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크게 제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는 ETRI와 협력해 혁신적 기술로 지역 특성과 산업의 필요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TRI 김지용 스마트데이터연구실장은 “이번 연구가 바탕이 돼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산업 분야의 응용이 더욱 확대되기를 희망한다. 그 중심에는 항상 데이터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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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데이터 경제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개발 사업'과 '데이터 주권 보장 블록체인 데이터 관리기술' 두 과제의 연구 결과물이다. 공동연구기관으로 서울대, 서강대, 포항공대, ㈜시티랩스, ㈜파라메타, ㈜비아이매트릭스, 제주특별자치도가 협력했다.
연구진은 향후, 기술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외 특허 30건이 출원 중이고 2건이 특허 등록됐다. 특히, 핵심 특허 2건 '비잔틴 장애 내성 보장 블록체인 데이터 분산 저장에 관한 기술'과 '파운틴 부호기반 블록체인 데이터 분산 저장에 관한 기술'은 한국, 미국, 독일, 일본 4개국에 동시 출원 중이다. 또한, 선도적 연구 결과는 SIGMOD, ICLR, CVPR, EuroSys 등 최우수학회에서 논문으로도 발표됐다. 향후 연구진은 대용량 데이터의 프라이버시와 소유권을 보장하며 블록체인 내부에 직접 저장하는 방법과 무한히 확장하는 인덱스를 효과적으로 저장 관리하는 방법을 연구개발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산업 분야 활용성 증대를 위해 교통, 환경, 의료와 같은 분야에서도 서비스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