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배터리가 대세...미드니켈 '게임체인저' 부상

[ZD리서치-2024 전망 ⑤배터리] LG엔솔 고전압 미드니켈 내년 양산 돌입

디지털경제입력 :2023/12/21 15:59    수정: 2023/12/26 10:41

올해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포스트 코로나 이후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게 했던 2023년 한해도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새해 2024년에도 세계 경제가 녹록치 않아 기업들이 투자와 대응 전략 수립에 고민이 많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전망하고 생각을 정립하기 위해 지디넷코리아가 2024년 ICT 분야 이슈 키워드와 기술·시장 트랜드를 미리 점검해 봤습니다. [편집자주]


배터리 업계가 새해부터 가격 경쟁력과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갖춘 기술력 개발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데 전기차 판매 확대의 사활이 걸려 있다는 이유다. 업계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리튬·인산·철)배터리 시장에 진입하는 한편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에서도 니켈 함량을 줄인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을 예고한 상태다.

미드니켈이란 니켈이 40~60% 함유할 경우를 뜻한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하이니켈은 개발 난이도가 높고 가격이 고가에 형성돼 최근 업황과 시장 상황에 맞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

최근 업계가 미드니켈에 주목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저가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LFP의 경우 무게가 무겁고 소재 재활용이 어렵다. 미드니켈의 경우 재활용은 물론 기술적 난이도도 낮은 데다 또 고가의 소재인 니켈을 대거 줄일 수 있어 최근 화두인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EV볼륨즈(Volumes)에 따르면 오는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이 19%, 중저가형을 뜻하는 볼륨(66%) 및 저가(15%) 제품이 81% 수준을 차지할 전망이다. 즉, 전기차 시장이 지난 몇 년간 외형적으로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중저가 시장에서 배터리 기능을 얼마만큼 올리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 4680 배터리셀

미드니켈 시장에서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건 LG에너지솔루션이다. 회사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당시 오는 2025년까지 미드니켈 양산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내년 양산으로 시점을 앞당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양산을 통해 에너지 밀도와 가격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는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기존 미드니켈로는 출력이나 전압 등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면서 "당사는 전압을 대폭 올린 고전압 미드니켈을 내년부터 양산해 시장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차 선두 기업인 테슬라가 가격 인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미드니켈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관련기사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포스코퓨처엠 역시 미드니켈 단결정 양극재 양산을 준비 중이다. SK온과 삼성SDI는 미드니켈 배터리 양산 시기를 공식적으로 못 박지 않았지만 중저가 시장에서도 제품을 다각화 하겠다고 밝힌 만큼 양사 모두 속속 미드니켈 개발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드니켈은 니켈 함유량만 줄이면 되기 때문에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 않다"면서 "다만 고부가가치 원료를 줄이면서 에너지밀도는 올리고 또 내화성을 키우는 게 미드니켈 개발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