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제도 시행 1년을 앞두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험개발원이 데이터 전송대행기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전송대행기관을 거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생명·손해보험협회, 소비자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제도가 오는 2024년 10월부터 병원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행되며 금융당국에서 데이터 전산망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의원과 약국 의료기관은 오는 2025년 10월 25일부터 시행한다.
보험업계와 의료계는 전송대행기관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제도가 시행되면 전송대행기관은 보험사와 요양기관 사이에서 진료기록과 보험청구 정보를 중계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심평원과 개발원이 유력한 실손보험 청구 전송대행기관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은 병원과 의원 등 의료기관 진료비를 심사해 진료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를 평가하는 기관이다. 개발원은 각 보험의 적절한 보험요율을 산정하며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일을 한다.
반면 의료계는 전송대행기관을 거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7일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전송대행기관을 거치지 않더라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환자정보를 전송하는 방안을 제시한다”며 “막대한 비용과 기간의 반복 투자가 필요한 전송대행기관을 고집하는 것은 효율성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필수 협회장은 “정책 강행이 아니라 의료기관의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고 검증된 시스템 활용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국회를 통과한 보험업법 개정안에는 전송대행기관의 환자 개인정보 유출 시 처벌 규정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송대행기관이 실손보험 청구자료를 목적 외로 사용·보관하거나 누설할 경우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3천만원 이하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할 전송대행기관을 올해 말까지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실손보험에 가입한 소비자가 보험금을 보험사에 청구하기 위해선 병원과 약국 등 의료기관에서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관련기사
-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국회 본회의 통과…의원급‧약국은 2년 유예2023.10.06
- 실손보험 청구 간편해진다…'간소화법' 국회 통과2023.10.06
-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논쟁, 올해 국감서 이슈될까2023.10.04
-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법사위 통과, 본회의 상정2023.09.21
국회에선 병원이나 약국에서 직접 보험사로 소비자의 보험금 청구 서류를 직접 전송하게 만드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13년 넘게 논의됐으나 번번히 문턱을 넘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영향으로 민관에서 논의가 이뤄졌고 지난달 3일 해당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