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과 전력소모 등 문제로 보급이 더뎠던 PCI 익스프레스 5.0 기반 NVMe SSD 시장에 이르면 연말부터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만 SSD 컨트롤러 칩 제조사인 실리콘모션이 올 4분기 전력소모를 줄인 새 컨트롤러 칩 'SM2508'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실리콘모션에 따르면 SM2508 칩은 당초 계획되었던 12나노급이 아닌 대만 TSMC 6나노급(N6) 극자외선(EUV) 공정을 이용한다. 칩 구성에 쓰인 Arm 코어텍스(Cortex) 아키텍처 역시 상대적으로 최신 제품인 '코어텍스 R8'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전력소모와 발열 감소,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실리콘모션 설명이다.
■ PCI 익스프레스 5.0 SSD, 대부분 파이슨 제품 의존
SSD 컨트롤러 칩은 낸드 플래시 메모리와 PC·서버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반도체로 PCI 익스프레스 지원 규격과 읽기·쓰기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지난 6월 말 출시된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40 SSD를 비롯해 에이데이터, 기가바이트, MSI 등 주요 PC 업체가 출시했거나 공개한 PCI 익스프레스 5.0 SSD는 대부분 대만 파이슨이 2021년 개발한 컨트롤러 칩인 PS5026-E26을 쓴다.
문제는 이들 제품이 고성능 장시간 작동시 컨트롤러 칩에서 상당한 열을 낸다는 점이다. 방열판이나 냉각장치 없이 무리하게 구동할 경우 강제로 읽기/쓰기 속도를 떨어뜨리며 인식 불가, PC 강제 종료 등 문제를 일으킨다.
한 SSD 제조사 관계자는 "SSD 구성 부품 중 SSD 컨트롤러에서 상당한 열이 발생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파이슨 역시 "PS5026-E26 칩은 방열판이나 냉각팬 등 장착을 전제로 설계됐다"고 밝히고 있다.
■ 실리콘모션, TSMC EUV 활용해 공정 미세화
실리콘모션은 최근 중국 선전에서 진행된 '메모리 트렌드 세미나 2024'에서 "컨트롤러 칩 신제품 'SM2508'을 대만 TSMC 6나노급(N6) 공정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계획 대비 두 세대 가량 앞선 공정을 선택한 것이다.
TSMC 6나노급 공정은 파이슨 등이 이용하는 12나노급 공정 대비 전력 소모는 약 40%, 면적은 20%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리콘모션은 "SM2508이 소모하는 전력은 3.5W 이하"라고 설명했다.
Arm 코어텍스-R5 듀얼코어(2)로 작동하는 PS5026-E26 칩 대비 상대적으로 최신 아키텍처인 Arm 코어텍스-R8 쿼드코어(4)를 적용해 성능이 향상된 것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초당 최대 속도를 읽기 14.5GB, 쓰기 14GB까지 향상시켰다.
■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새 컨트롤러 탑재 SSD 등장
실리콘모션은 늦어도 올 연말까지 SM2508 칩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에이데이터 등이 이를 적용한 시제품을 올 초 내놓은 적이 있어 실제 제품 역시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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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SM2508 칩 정식 출시 이후에도 당분간 노트북에는 PCI 익스프레스 4.0 기반 SSD가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트북 두께가 점점 얇아지는 추세에서 열 처리가 어렵고 가격 상승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 SSD 제조사 관계자는 "PCI 익스프레스 4.0 기반 SSD도 노트북 이용자들이 원하는 충분한 성능을 내고 있고 발열이나 가격 상승 등을 감수하면서 PCI 익스프레스 5.0 SSD를 굳이 탑재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