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빚을 빚으로 갚는 '돌려막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 등 데이터를 살펴보면 대출 상품 수가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가 사상 최고치로 확대되고, 카드빚을 갚기 위해 카드사에서 또다시 대출을 받는 카드 대환대출이 증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43조9천억원으로 작년 2분기말 700조6천억원과 비교해 6.2% 증가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수도 올해 2분기말 177만8천명으로 작년 2분기말 대비 3.2% 늘어났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1천800만원으로, 2020년 1분기(4억3천만원)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채무 잔액과 동시에 연체액도 늘었다. 올해 3분기 연체액은 13조2천억원으로 2022년 2분기말 5조2천억원과 비교해 153.8% 급증했다. 연체율은 3분기 기준 1.78%로 작년 2분기 0.75%에서 크게 늘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채무가 늘어나면서 연체율도 늘었다는 것은 다중채무자들이 빚을 빚으로도 갚을 수 없는 비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금리가 오르면서 다중채무자들의 빚 상환 부담은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금리가 0.25%p 높아질 때마다 전체 이자는 1조3천억원 늘어난다. 1인당 평균 이자 증가액은 연 73만원 수준이다. 금리가 1.0%p 오르면 1인당 평균 이자는 연 291만원으로 확대된다. 한국은행은 2021년 7월 연 0.50%였던 기준금리를 2023년 10월 연 3.50%로 2년 3개월 새 3%p 올렸다.
카드론 대환대출도 증가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받고 만기 안에 갚지 못한 차주가 카드사에 상환자금을 재대출받는 상품이다.
이날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0월 신용카드 9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4천903억원으로 지난해 10월 1조101억원 대비 47.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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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카드론의 금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카드론 대환대출 부실 가능성도 크다. 10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42%로, 9월 14.07%보다 0.35%p 상승했다. 3분기 말 기준 전업 카드사 7곳(롯데·삼성·현대·KB국민·신한·우리·하나카드) 의 카드론 대환대출을 포함한 평균 연체율은 1.67%로, 전년 동기 1.07% 대비 0.60%p 늘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천875조6천억원으로 2분기 말 대비 14조3천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계신용 중 물품 구입 등을 위한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1천759조1천억원이며 주택담보대출은 1천49조1천억원이다.